본문 바로가기

우중라이딩, 피하지 못한다면 즐겨라

바이크조선 | 2021.06.01 10:00

가-가-가+가+

1년에 반은 여름? 그 중에 반은 장마?

요즘 날씨가 심상치않다. 작년에는 역대급 장기간의 장마가 찾아왔는데, 올해도 조짐이 좋지않다. 이 기사를 쓰는 5월 중순을 기준으로 벌써 우천일이 7일을 넘겨섰다. 우리나라에 장마를 유발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보다 빨리 올라오는 현상이 관측되었고, 그 규모도 평년보다 더 크다는 소식이다. 대표적인 야외 스포츠인 자전거는 더 울상이 될 수 밖에없다. 시즌오픈한지 몇 달이 채 되지도 않았는데, 자전거인들의 발을 묶는 비소식은 그저 우울함만 불러온다.

그렇지만 자전거는 충분한 주의만 이뤄진다면, 어지간한 우천시에도 탈 수 있고 그에 따른 대비책과 장비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는편이다. 흔하지는 않지만 자전거에 죽고 못사는 사람이라면, 우천시를 대비한 장비를 철저히 챙기거나 심지어 우중라이딩을 즐기는 경우도 있다. 모든이들이 우중라이딩을 즐기기를 권장하는 바는 아니지만, 우천일수가 대폭 늘어난 만큼, 비는 이제 자전거인으로서 마냥 피하기보다는 맞서야 할 대상으로 자리잡았다. 이번호에서는 우중라이딩시 어떤 장비를 준비해야하는지 알아보자.


우중라이딩, 한여름이라도 체온관리가 우선

우중라이딩에 있어 가장먼저 신경써야 할 부분은 바로 체온관리다. 특히나 환절기라면 따뜻한 낮에 라이딩을 즐기고 기온이 차가워진 저녁에 복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가 저체온증에 시달리기 딱 좋다. 온몸을 흠뻑 적신 빗물과 찬 공기가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릴 것이니 말이다.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 챙겨야 할 최소한의 장비는 바로 자전거용 레인자켓과 발수기능이 있는 바람막이다. 이미 비가 내리는 날씨라면 확실하게 레인자켓을 착용하고 나가는 것이 좋고,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느낌이라면 저지 뒷주머니에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바람막이를 챙겨 나가는 것이 좋다. 두가지의 역할은 일단 피부와 직접 맞닿는 저지가 빗물에 젖는 것을 막아주기에 저체온증과 같은 위험한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가장 대표적인 레인자켓인 카스텔리의 이드로 프로2


아덴 프라임 윈드자켓. 가벼운 방수기능이 있는 바람막이로 부피가 작아 휴대가 간편하다.


질렛은 한여름에 가장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젖으면 찝찝해... 슈커버&헬멧커버

일반적으로 로드자전거를 탈 때 슈커버라고 하면 혹한기 시려울 수 있는 발을 보호하기 위한 두터운 슈커버와 TT(타임트라이얼)선수들이 즐겨 착용하는 에어로 슈커버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중에 우레탄 재질로 이뤄진 슈커버가 아주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고 있다. 신발부터 발목까지 덮어주는 형태로, 착용하기는 굉장히 까다로워 보이지만 한번 착용하고 나면 빗물이 신발 내부로 침투할 일은 없다. 사실 자전거용 클릿슈즈는 일반 운동화에 비해 섬유소재가 덜 들어가고, 기본적으로 방수기능이 있는 외피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비에는 많이 젖지 않지만, 일단 물이 유입되어 양말이 젖은 순간부터는 오히려 그러한 특성 때문에 마르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

요즘 인기가 좋은 벨로토즈의 슈커버. 고무재질로 신고 벗기 까다로우나 방수와 에어로가 확실하다.


날리니에서 제작한 비앙키의 겨울용 슈커버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자전거 헬멧 역시 커버로 비를 막아주면 좋다. 사실 실제로는 활용빈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이 이 헬멧커버인데, 자전거를 타다보면 헬멧 안은 땀으로 가득 젖어버리기 때문에 굳이 비를 막아줄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것이 그 이유다. 이 역시 반은 맞는 말이다. 어지간히 많이 오는 비가 아니라면 헬멧속에 차오르는 땀이 더 많을 수 있고, 거기에 헬멧커버로 인해 통풍이 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된다면 헬멧속은 땀으로 범벅이 될테니 말이다. 특히나 탈모인이라면 더욱 꺼려지는 상황일 것이다. 그러므로 헬멧커버는 상당한 폭우가 오거나,체질적으로 땀이 적은 체질이 아닌 이상 자주 착용할 일은 없는 편이다.

그립그랩의 헬멧커버


자이언트의 에어로 슈커버


전자기기를 보호하자 방수팩

습기에 취약한 전자기기를 보호하는 것도 우중라이딩에서 꼭 필요하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아주 일상화 된 요즘이고, 자전거시장에도 전동구동계, 사이클링컴퓨터 등 각종 전자기기가 흔해진 만큼 어지간한 제품들은 거의 다 방수기능으로 무장하고 있어서, 기기자체를 깊은물에 담그지 않는 이상 물로 인한 고장은 거의 없는 편이다. 하지만 그런 방수기능을 갖추고 있더라도 기기의 충전부, 베젤 사이의 틈 등 다양한 경로로 물이 유입되어 방수기능이 무색하게 고장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는 방수팩, 없다면 집에 굴러다니는 지퍼락 봉투로라도 보호하는 편이 좋다.

전동 구동계와 사이클링 컴퓨터는 기기특성상 상당히 높은 수준의 방수가 적용되어 있기에 사실상 방수팩과 같은 조치는 필요없지만, 너무 지나친 폭우가 걱정되는 경우라면(그런 상황에서도 라이딩을 나가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크린랩으로 간단히 해결하자. 기자가 자주 애용하는 방법이다.

스마트폰과 같은 전자기기는 방수팩에 넣어 보관하자.


방수팩이 없는 경우 집안에서 활용하는 지퍼락도 유용하다.


크게 방수가 필요는 없지만 유사시를 위해 랩으로 감싼 모습. 볼품은 없지만 효과는 확실하다.


발수코팅, 고글에도 효과있다

우중라이딩에 가장 위험한 것은 역시 쏟아지는 비로 인해 시야가 가려지는 것이다. 고글은 1차적으로 빗물이 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지만, 고글자체에 빗물이 맺혀 시야를 방해하는 것 역시 위험하기는 매한가지다. 이럴 때 고글에 빗물이 맺히지 않고 흘러내리도록 해주는 조치를 하는 것이 좋다. 고글은 기본적으로 방수처리가 되어있는 제품이 많다. 하지만 사용한지 꽤 지난 고글이라면 피부와 땀, 비산물로 인해 그런 성능이 저하되는데, 그럴 때 고글을 깨끗이 닦아주고 차량용 발수코팅제를 고글 바깥쪽에 살짝 발라준다면, 꽤나 드라마틱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처음에 기자는 자동차를 세차하던 중 갑자기 이 아이디어가 떠올라 자동차 왁스를 고글 외부에 발라보는 것으로 시작했는데, 이후로는 발수코팅제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눈에 사용하는 제품이니만큼 기자처럼 무작정 아무제품이나 바르지말고 안전한 성분으로 되어있는 스프레이가 있다면 그런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자. 그러나 기자는 5년간 아직 눈에 무탈하게 살고있긴 하다.

우중라이딩은 확실히 사이클링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면모도 있지만, 당연히 안전에 대한 문제를 먼저 해소하고 즐기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오늘 소개된 아이템들과 함께 우중라이딩도 즐겁게 즐겨보자.

인체에 무해한 성분으로
제작된 제품을 권장한다.


기자가 세차 시 주로 사용하
는 왁스인 격방수. 이름처럼
방수효과가 극대화된다. 고
글에도 효과가 좋았지만 눈
에 가까운 제품이니만큼 이
제는 사용하지는 않는다.


우중라이딩 안전 팁

앞뒤 라이트를 켜고 원색의 헬멧과 유니폼을 입는다
- 비가 내리면 자동차나 자전거 모두 시야가 나빠진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잘 보이는 복장을 하고 앞뒤 라이트를 항상 켜고 다닌다.
타이어 공기압을 낮춘다
- 빗길에서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공기압을 10% 정도 낮춰준다
물 고인 웅덩이를 피한다
- 웅덩이의 깊이나 바닥상태를 알 수 없을 때는 무조건 피해간다.
철판 위를 피한다
- 물에 젖은 철판은 한층 미끄럽다. 미리 피해가거나, 부득이 지날 때는 브레이크를 잡지 말고 직진으로 부드럽게 통과한다.
차선 도색부위를 피한다
- 차선 도색부위도 물에 젖으면 미끄러워진다.
장시간 다운힐에 주의
- 브레이크가 물에 젖으면 이물질이 들어가 브레이크 패드가 급격히 소모된다. 장시간 다운힐이 이어진다면 브레이크 패드 상태를 확인한다.

최웅섭팀장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21년 06월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외부 저작권자가 제공한 콘텐츠는 바이크조선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