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커 휴대하기 어렵던 헬멧, 접이식부터 종이로 만든 제품도
서울 따릉이를 비롯해 자전거 탈 때 필수품이지만 너무 커서 갖고 다니기 어렵던 헬멧이 작아지고 있다. 평소 접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펼쳐 쓸 수 있는 접이식 헬멧이다. 모델은 크게 털모자처럼 좌우로 접는 모델과 헬멧을 위에서 아래로 누르면 납작하게 작아지는 방식으로 나뉜다. 대부분 접었을 때 A4 용지보다 크기가 작고, 두께는 6㎝, 무게는 400g 선이다.
특히 출퇴근이나 나들이용으로 자전거를 자주 가볍게 이용하는 이들이 즐겨 쓴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강은정(27)씨는 집 근처 회사로 출퇴근할 때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탄다. 지난해 18만원 주고 접이식 헬멧을 산 강씨는 "대학 전공 서적보다 작고 가벼워 가방에 넣어 다니며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쓴다"며 "일반 헬멧이었다면 출퇴근할 때 챙기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헬멧에 군모 또는 털모자를 덮어씌워 스타일을 강조하는 이들도 많다.
아예 종이로 만들어 휴대성을 극대화한 상품도 있다. 국제 디자인상인 '2016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에서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에코 헬멧'은 여러 겹 종이를 벌집 모양으로 접어 외부 충격을 머리 전체로 분산시키는 원리의 헬멧이다. 머리에 쓸 때는 부채처럼 펼쳤다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어서 보관할 수 있다. 종이에 방수 코팅을 해 비를 맞아도 젖지 않는다. 충격 테스트를 거쳐 유럽안전기준을 통과했으며 현재 미국 뉴욕에서 시범 판매하고 있다. 곧 상용화될 예정. 종이를 소재로 해 오랫동안 쓰기는 어렵지만, 5달러(약 5300원)라는 가격으로 전 세계 공유자전거 안전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주목받는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접이식 헬멧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달 27일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올해 9월부터 자전거를 탈 때 헬멧 착용이 의무화됐기 때문이다. 이제 따릉이와 같은 공공자전거를 탈 때도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 서울시 자전거정책과 관계자는 "헬멧 착용 의무화에 대한 대안으로 따릉이를 대여할 때 헬멧도 같이 대여해주는 방법 등 다양한 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하지만 헬멧을 빌려주게 될 경우 분실될 가능성이 크고, 위생 관리도 어렵다는 점 등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고 했다. 정의석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공공자전거 이용자들에게 일반 헬멧을 대여해주는 것은 관리 유지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유지비도 과하게 들 것"이라며 "결국 휴대하기 편한 자전거 헬멧을 개인이 챙기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