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ON ROAD TEST] 서늘한 냉기와 신비함이 묻어나는 엔듀런스의 대명사, 2017 후지 루베 1.3

바이크조선 | 2016.11.14 14:03

가-가-가+가+

2017년 프리시즌을 맞아 후지의 루베1.3이 새롭게 변신했다. 16년식이 타오르는 듯한 강렬한 레드 컬러로 이목을 끌었다면, 17년식은 짙고 깊은 블루 컬러를 채택해 차분함이 돋보인다.

후지 루베는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엔듀런스 바이크로 설계 되었다. 타 브랜드와는 달리 엔듀런스 모델만 4가지나 되는 것을 보면 후지에서는 엔듀런스 바이크의 포지션을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듯 보인다. 그만큼 후지는 장거리를 달리기 위한 편안함에 무게를 둔다.

루베는 그 중에서도 가장 역사가 깊은 모델이다. 꾸준한 스테디셀러지만 항상 새로운 변화에 앞장서 온 2017 후지 루베를 만나보자.

전작과 달라진 지오메트리

전작의 타오르는 붉은 컬러가 새파랗게 변해 냉기를 뿌릴 만큼 서늘한 컬러가 되었다. 달라진 것은 그 뿐만이 아니다. 지오메트리에서도 약간의 변화가 이뤄졌는데, 은은한 곡선이 가미된 탑튜브가 과거 11~12년식의 직선 탑튜브로 회귀한 것이다. 이는 철저히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로 탑튜브의 슬로핑이 승차감에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많은 연구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치상의 변화는 크지 않아, 기존 루베의 유저라면 같은 세팅으로 편안하게 탈 수 있다.

알루미늄 프레임인데도 인터널 케이블링은 놀라울 정도로 깔끔하다. BB셸 하단부터 뒷 디레일러까지는 인터널이 적용되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깔끔한 정비성과 외관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세련된 블루의 데칼

후지만의 오발 컴포넌트

과거 후지 자전거가 사용한 서드파티 제품군은 대개 FSA 제품이었다. 그만큼 FSA의 서드파티가 자전거시장에서 위상이 높았기 때문이기도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후지는 자회사인 오발의 컴포넌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오발은 특히 트라이애슬론용 휠세트로 유명한데, 이번 루베 역시 오발의 로우림 휠세트를 비롯해 모든 컴포넌트를 오발 제품으로 채택했다. 이는 오발 제품에 대한 후지의 자신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향후 오발의 컴포넌트가 과연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엔듀런스 모델인데도 의외로 조향이 민첩하다.

프레임과 휠셋이 주는 경쾌한 주행성

후지 루베는 엔듀런스 모델이지만, 후지 자전거들은 기본적으로 가볍다는 신뢰가 있다. 얼마 전 본지(2016년 9월호)에 소개되었던 최상급 기함인 SL 1.0의 경우도 그랬고, 중간중간 보아온 후지 자전거의 무게는 항상 평균보다 아래에 있었다. 이번 루베 역시 마찬가지여서 시승장소로는 업힐 구간이 있는 하늘공원을 택했다.

초입부터 쉽지 않은 오르막인데도 불구하고, 루베는 라이더의 힘을 온전히 지면에 전달해 주었다. 특히 댄싱을 할 때의 강한 반응성은 프레임보다는 휠세트의 느낌이 더욱 강했다. 엔듀런스 바이크의 특성상 다소 무를 수도 있는 프레임의 단점을 휠세트로 보완했다는 느낌이다. 다른 휠세트를 장착해 보지 않아 정확한 평가는 힘들지만, 빠른 반응성이 주는 경쾌함은 루베와 오발 휠세트의 조합이 이루어 낸 흡족한 결과물이다.

여유로운 다운힐

엔듀런스답지 않은 조향성

주중임에도 불구하고 하늘공원은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때문에 라이딩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많이 연출되었는데, 이때 루베의 조향성과 민첩성을 체험할 수 있었다.

다운힐과 업힐을 반복하는 사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관광객과 정상을 오가는 셔틀버스 때문에 순간순간 순발력을 요하는 상황에서 루베의 엔듀런스 답지않은 조향이 한 몫을 해주었다. 물론 민첩한 조향이란 단어가 최고로 기민한 퍼포먼스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 이상의 조향성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다.

업힐에서 댄싱과 시팅을 반복해도 피로감이 적다.

가격경쟁력 + 퍼포먼스

성능과 스펙을 말하더라도 결론은 항상 가격경쟁력으로 모아지게 마련이다. 냉혹한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최대한 좋은 스펙과 성능을 갖추고 최대한 저렴한 가격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후지 루베는 상당한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다.

알루미늄 프레임과 카본 포크의 조합, 시마노 105 풀세트, 오발 컨셉트 휠세트를 기본으로 갖추고도 130만 원대라면 일단 가경경쟁력에서 매력적이다. 여기에 장구한 전통과 경륜을 바탕으로 정교하게 다듬은 승차감과 조향성, 장거리의 퍼포먼스는 신뢰성을 더해준다.

Test Rider Review

“어떤 상황에서도 편안함을 잃지 않는다”

“후지 루베의 포지션은 퍼포먼스 레이싱을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하는 동호인에게 어울린다. 엔듀런스라는 장르에 걸맞게 자전거의 모든 특성을 한 곳에 담고 거기에 편안함까지 넣으려 애쓴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다.

평지에서 단거리 인터벌을 좋아하는 내게 엔듀런스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지만, 분명 이런 포지션을 원하는 라이더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라이딩 하는 내내 든 생각은 편안함이었다. 그 어떤 자세를 취해도 안정적인 라이딩이 가능했고, 가파른 다운힐에서 신속한 조향성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좀 더 공격적이고 과감한 장거리 레이스에 도전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자전거다.”

1 최근의 유행처럼 용접 비드를 깎아내지 않았음에도 용접부의 마감이 경이로운 수준이다. 엄청난 숙련공이 필요한 작업이다.

2 깔끔한 탑튜브 데칼과 인터널 케이블 홀. 알루미늄 프레임이지만 케이블 홀의 마감이 깔끔하다.

3 핸들바와 스템에도 오발의 알루미늄 컴포넌트가 적용되었다.

4 기본적인 구동계는 시마노 105-5800을 채택했다.

5 오발의 크랭크가 적용되었는데, 50-34T의 컴팩트 체인링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6 오발의 휠셋은 트라이애슬론에서 더 유명하다. 충분한 강성은 곧 힘 손실을 최소화 해준다.

㈜신기그룹 02-784-6821 www.synkeybike.com

글·사진 최웅섭 기자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6년 11월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외부 저작권자가 제공한 콘텐츠는 바이크조선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