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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탐사투어] 분당 율동공원~용인 와우정사 일주 82.8㎞

바이크조선 | 2016.03.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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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풍경 속으로의 가을여행

한강 지류인 탄천 자전거길은 신갈 직전의 분당선 구성역에서 끝난다. 하지만 용인 일대에는 하천을 따라 자전거길이 꽤 많이 조성되어 있다. 분당 율동공원에서 출발할 경우, 탄천~오산천~금학천~경안천 자전거길을 거쳐 용인의 명소인 와우정사까지 갈 수 있다. 돌아오는 길은 경안천을 북상해서 태재고개를 넘으면 된다

와우정사로 이어지는 경안천 자전거길. 시골풍경으로 고요히 스며드는 듯, 무르익은 벼는 황금 물결로 반겨준다

올해는 단풍 구경을 제대로 못했다. 겨울의 문턱에서.떠나가는 가을이 아쉬워서일까?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도 가을색 짙은 단풍을 볼 수 있을까 싶어 이번엔 용인의 ‘와우정사’를 다녀왔다.

용인은 부모님이 살고 계시고, 나의 고향이기도 하다. 태어난 곳은 원삼면 두창리로 아직도 농사를 짓기 때문에 봄·가을이면 와우정사를 수시로 지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자전거로 가보는 건 어떨까? 출발지는 어디가 좋을까?

서울권이라면 탄천 합수부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왕복 115㎞로 체력 조건이 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해가 짧은 늦가을에는 분당 율동공원 쯤에서 출발하는 것을 권한다.

분당천과 탄천 자전거길 14.9㎞

코스 : 율동공원~분당천·탄천 자전거길

율동공원 주차장에서 분당천 자전거길을 따라 3.7㎞ 내려가면 분당천과 탄천이 만나는 합수점으로 물놀이장 쉼터가 나온다. 여기서 탄천을 따라 남쪽으로 8.1㎞ 달리면 죽전 이마트인데, 우측의 성복천으로 가지 말고 좌측의 조그만 다리를 건너 탄천을 따라 계속 진행하면 된다. 죽전 이마트에서 자전거길이 끝나는 구성역 앞까지는 약 3㎞를 더 가야 한다.

분당 신도시를 지나는 탄천 자전거길은 매우 세련되고 짜임새 있게 조성되어 있다

한강 자전거길과 마찬가지로 분당천과 탄천은 양안(兩岸)에 자전거길이 있어 언제든지 다리를 건너 위치를 바꿔 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천변의 갈대 습지와 붉게 물든 단풍나무는 만추의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채색해 준다.

탄천은 우리말로는 숯내라고 하며, 성남시의 옛 지명인 탄리(炭里)에서 유래되었다. 탄리는 지금의 성남시 태평동·수진동·신흥동 일대에 해당하는 곳으로 예전에는 탄골 또는 숯골이라 불렀으며, 탄골을 흐르는 하천이라는 뜻으로 탄천이 되었다고 한다. 탄천은 총연장 35.6㎞로 용인시 기흥구 법화산과 향수산 아래의 청덕동에서 발원해 성남을 거쳐 한강으로 유입되는데, 절반이 넘는 약 25㎞ 구간이 성남시의 중심부에 걸쳐 있다.

탄천은 성남시의 한복판을 종단하는 중요한 하천이지만, 한때 용인 지역의 난개발로 인해 동·식물이 거의 살 수 없을 정도로 환경오염이 심했다. 다행히 생태하천 복원사업으로 주변 경관과 수질이 많이 호전되었다. 자전거길 주변에는 흔히 보지 못하는 다양한 야생화가 만발해 도심 속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신갈에서 동백으로 가는 오산천 자전거길 13.2㎞

코스 : 구성역~신갈오거리~오산천 자전거길~동백~용인시청

탄천의 자전거길은 아쉽게도 분당선 구성역 앞에서 끝난다. 골목을 조금 올라가면 23번 도로를 만나게 되는데, 삼성래미안입구 삼거리다. 여기서 신갈오거리까지 3.4㎞는 복잡한 차도를 달려야 한다. 그리 먼 거리는 아니지만 차량 통행이 많고 인도마저 좁아 조심해서 달려야 한다.

신갈에서 시작되는 오산천 자전거길은 에버라인 경전철 교각과 내내 함께 간다

신갈오거리에서 150m 더 직진하면 오산천을 만난다. 상류 방향으로 약 400m 가면 신갈치안센터 사거리인데,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자전거길은 동백호수공원 삼거리까지 4.4㎞ 개설되어 있다.

오산천은 기흥구 석성산에서 발원해 신갈저수지로 흘러가는 작은 하천이다. 하천길을 따라 기흥에서 에버랜드까지 가는 경전철 에버라인이 운행해서 달리는 내내 전철 교각 밑을 지나게 된다. 동백으로 가는 오산천 자전거길은 오솔길 같은 느낌으로 한산하기 그지없다. 가을 정취를 맛보고 산책하는 사람들과 간혹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한가로이 다닐 뿐이다. 에버라인 콘크리트 교각은 뜻밖에 황량한 느낌이 없어 오솔길 같은 오산천 풍경과 잘 어울린다. 아마도 차도가 아닌, 단풍이 짙게 물든 하천길을 달려서 그런 것 같다.

동백호수공원 삼거리에서 자전거길은 끝이 나고 5번 도로를 따라 용인시청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을 넘어야 한다. 거리는 약 5㎞로 고개만 넘으면 용인시청까지는 금방이다.

금학천·경안천 자전거길을 따라 와우정사까지 13.2㎞

코스 : 용인시청~금학천·경안천 자전거길~와우정사

경안천 자전거길의 작은 쉼터(처인구 호동 예직교회 앞). 자전거길이라기보다 시골길 같다

용인시청 삼거리 앞에서 금학천 자전거길이 시작된다. 금학천은 처인구 삼가동 부아산 기슭에서 발원해 용인시 일대를 거쳐 경안천으로 유입되는 작은 하천으로 용인 시내를 관통한다. 금학천 변에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금학천 자전거도로는 용인시청에서 경전철 운동장·송담대역까지 3.2㎞ 구간이다. 하천변 자전거길은 테마가 있는 공원으로 꾸며 놓아 여가공간으로 잘 활용되고 있다. 특히 금학천을 따라 전통시장인 용인장(5, 10일)이 열려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운동장·송담대역에서 금학천은 경안천을 만나면서 끝난다. 운동장·송담대역에서 경안천 상류로 가는 자전거길을 끝가지 따라가면 와우정사가 나온다. 와우정사까지는 약 10㎞다.

와우정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높이 8m의 황동 불두. 언젠가는 전신상으로 완성할 예정이란다

경안천은 용인시의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통해 깨끗한 하천으로 거듭난 곳이다. 무엇보다 경안천 변에 조성된 자전거도로는 시골길을 달리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시골 냄새가 물씬 풍기는 호젓한 전원길. 경안천 상류로 올라가는 굽이길에는 수생식물이 가득하다. 수면에 반사되는 눈부신 햇빛을 따라 힘차게 달리다보면 스트레스는 한 방에 날아간다.

열반전에 누워있는 와불(臥佛)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져온 향나무를 다듬어 조각한 것으로 길이 12m, 높이 3m이며, 나무로 만든 부처상으로는 세계최대라고 한다

자전거길이 끝나는 해곡동에서 오르막길을 따라 750m 가면 왼쪽으로 ‘와우정사’ 푯말이 보인다. 400m 진입하면 넓은 주차장이 나오고 거대한 ‘황금 불두(부처의 머리)’의 와우정사가 반겨준다.

세계 각지의 돌을 가져다 만든 오백나한상

만추에 더욱 아름다운, ‘부처님의 동산’

와우정사(臥牛精舍)는 용인시 해곡동 연화산의 48개 봉우리가 마치 병풍처럼 둘러싼 곳에 위치한 사찰로, 1970년 실향민인 해월삼장법사(속명 김해근)가 민족화합을 이루기 위해 세운 호국사찰이다. 대한불교 열반종의 본산으로 3천여 점의 불상이 봉안되어 있다.

세계만불전에는 한국 불상을 비롯해 중국·인도·미얀마·스리랑카 등 아시아 각지에서 들여온 3천여 점의 불상이 봉안되어 있어 국가별 불상의 특징을 비교해볼 수 있다

다른 사찰과 달리 이색적인 느낌의 와우정사는 황동으로 만든 불두(佛頭)와 누워 있는 부처상인 와불(臥佛)로 유명하다.

일주문이 없는 와우정사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은 절 입구에 있는 엄청난 크기의 불두다. 불두는 말 그대로 부처의 머리인데, 연못 위에 돌로 불단을 쌓고 그 위에 모셔 놓은 황동 30톤이 들어간 높이 8m 규모다. 지금은 머리뿐이지만 차차 시주가 모이면 전신상으로 완성시킬 예정이란다. 전신상이 되면 불신을 8등신으로 볼 때 64m나 되는데 과연 가능할까.

열반종 산하 전국 사찰의 스님과 신도가 세계 각지에서 가져온 돌로 정성스럽게 쌓아올린 ‘통일의 탑’ 설경

와불이 있는 열반전에 오르는 오르막길 왼쪽 산자락에는 놀랄 정도로 높은 돌탑이 많이 서있다. 이는 세계 각국의 스님들이 불교의 성지에서 가져온 돌로 쌓았다는 ‘통일의 돌탑’으로 정교함과 정성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열반전에 이르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두 개의 사천왕상이 나타난다.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한 사천왕상은 열반전에 누워있는 와불(臥佛)을 지키는 수문장이다. 와불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져온 향나무를 다듬어 조각한 것으로 길이 12m, 높이 3m이며, 나무로 만든 부처상으로는 세계최대의 크기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고 한다.

눈 속에 홀로 명상에 잠겨 있어 신비감마저 주는 국내최대의 청동미륵반가사유상

대각전에는 석가모니가 고행 끝에 해탈의 경지에 이른 것을 표현한 석가모니의 고행상이 있고, 범종각에는 서울올림픽 때 타종했던 무게 12톤의 통일의 종이 있다. 세계 각국의 크고 작은 불상들을 전시해 놓은 세계만불전에는 한국 불상을 비롯해 중국·인도·미얀마·스리랑카 등 아시아 각지에서 들여온 3천여 점의 불상이 봉안되어 있어 각국의 불교문화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밖에도 황동 51톤으로 10여 년간 만든 장육존상 오존불과 국내최대의 청동미륵반가사유상, 그리고 석조약사여래불이 있다.

와우정사는 세계 41개국의 불교 단체 및 종단과 활발히 교류하는데, 사찰 내 회관에는 세계불교도총연맹본부, 세계불교문화교류협회, 한국·스리랑카 불교문화교류협회, 한국·미얀마 불교문화교류협회 등의 단체가 있다.

와우정사는 특이한 불상들이 많다. 남방계 불교여서인지 동남아시아 단체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아 올 때마다 기분이 묘하다. 그래서인지 이국적인 분위기도 느껴진다. 여느 사찰과는 달리 마치 공원처럼 꾸며진 와우정사는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사찰을 제법 다녀보았다고 자부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사찰 중에 가장 특색 있는 곳임은 분명하다.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절에 가면 항상 마음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드는데, 아무래도 호젓하고 조용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불경 소리와 향 내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경안천 따라 태재고개 넘어 율동공원 가는 길 37.8㎞

코스 : 경안천 자전거길~모현 외대사거리~문형리~능평삼거리~태재고개~율동공원

와우정사를 나와서는 앞서 지나왔던 운동장·송담대역까지 되돌아 간다. 계속 경안천을 따라 모현면 외국어대 사거리까지 가서 43번 국도 성남 방향으로 가면 율동공원 주차장이 나온다다.

용인시내를 벗어나 북쪽으로 달리는 경안천 자전거길. 갈대가 활짝 피었다(포곡면 유윤리)

와우정사에서 모현면 외국어대 사거리까지의 24.7㎞는 경안천을 따라 가는 한적한 시골풍의 자전거길이다. 경안천 하류 방향이라 하천 폭은 점차 넓어지고 습지 식생도 다양하게 펼쳐진다.

경안천 자전거길은 양안으로 개설되어 있지만, 가끔 끊긴 구간이 있으므로 사전에 지도에서 확인을 하고 미리 다리를 건너 이동해야 한다. 특히 모현면 초부리의 초부교부터는 자전거길이 없어 짧게 차도를 이용하거나 복잡한 농로를 경유해서 갈담리 둑길로 빠져 나가야 한다.

모현면 외국어대 사거리에 이르면 경안천 코스는 끝이 나고, 좌측의 43번 국도를 이용해 수원·분당 방향으로 가야 한다. 여기서 출발지인 율동공원까지 13㎞ 구간은 복잡한 차도이므로 안전에 특히 주의한다.

사거리에서 약 3.2㎞ 가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이정표 좌측의 능평·문형리 방향으로 진입한다. 이어 얼마 안가서 T자형 막다른 삼거리에서는 왼쪽의 수원·분당 방향아다. 여기서 약 4㎞ 가면 능평삼거리가 나오는데 우측의 성남·분당 방향으로 가면 태재고개를 넘어 율동공원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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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윤기(자전거생활 여행사업부 이사)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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