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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탐사투어] 일본 돗토리현(鳥取縣)_절경의 해변과 웅장한 산, 효험 좋은 온천 즐비

바이크조선 | 2015.08.1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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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슈 남서부에 자리한 돗토리현은 자연경관이 정말 빼어나다. 일본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테마별로 ‘100선’을 선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이센(大山, 1709m)은 ‘일본 100 명산’의 첫손에 꼽힌다. 장대한 미호만(美保.)은 ‘아름다운 해안선 100선’, ‘아름다운 백사·청송 100선’, ‘아름다운 일출·일몰 100선’에 중복 선정된 곳이다. 미백효과가 뛰어난 가이케온천, 하루만 해도 건강이 좋아지는 라듐성분의 미사사온천은 치유온천의 효과를 그대로 보여준다

돗토리의 대표적인 자연명소인 돗토리 사구. 일본 최대의 모래 언덕으로 거대한 사막을 떠올리게 한다. 실로 일본 속의 이국풍이다

일본 혼슈 남서부, 동해를 면한 돗토리현(鳥取縣)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일본 현지여행사 ‘타비피아’의 초청으로, 케이블방송인 동아TV의 ‘그대와 하이킹 시즌3편’을 함께 촬영하게 되어 동행하게 되었다. 출연진은 tvN의 SNL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방송인 권혁수 씨와 뮤지컬 배우 최윤우 씨로 두 사람과 함께 자전거 여행을 하게 되었다.

6박7일 간의 짧지 않은 여행은 돗토리현의 명소인 가이케온천과 미사사온천을 중심으로 몇 해 전 방영되었던 SBS 드라마 ‘아테네(전쟁의 여신)’의 촬영 장소를 대부분 돌아보았다. 온천단지 주변의 해안 라이딩과 다른 명소들은 이번 여행의 덤이었다. 작년에 다이센(大山) 투어를 다녀오고 이번이 두 번째여서 돗토리는 결코 낮설지 않다.

일본 최대의 해안사구가 있는 곳

돗토리현은 크게 서부, 중부, 동부 지역으로 구분된다. 서부지역은 블라디보스토크-동해-사카이미나토 간을 운항하는 DBS크루즈가 입출항하는 사키이미나토항이 있으며, 일본의 유명 만화가인 미즈키 시게루 로드와 주코쿠 지방의 최고봉인 다이센(大山, 1709m)과 해수온천으로 유명한 가이케온천이 있다.

중부지역은 에도시대부터 메이지시대에 걸쳐 지어진 하얀 벽 창고가 강변을 따라 늘어서 있는 시라카베도조군이 있고, 방사능의 일종인 라듐을 함유한 미사사온천이 유명하다.

1 사카이미나토역은 요괴 동상들이 즐비한 ‘미즈키시게루로드’의 시작이다  2 미즈키 시게루의 만화 속 인물인 야마다와 함께. 뻐드렁니에 안경을 쓴 착하고 맹한 인물이다

동부지역은 시치산 기슭부터 하쿠토 해안까지 길이 16㎞, 폭 1~2㎞로 일본에서 가장 큰 해안사구로 알려진 돗토리 사구와 ‘일본의 해안 100선’에 선정된 리아스식 우라도메 해안이 유명하다.

국내에서 돗토리현 가는 방법은 항공편과 배편이 있다. 배편은 매주 목·일요일에 동해항에서 출발하는 DBS크루즈를 이용하면 되는데, 소요시간이 14시간으로 다음날 아침 9시에 도착한다. 항공편은 인천공항에서 요나고공항까지 아시아나가 매주 화·금·일에 출발하며, 소요시간은 1시간30분이다.

돗토리현 출신 만화가 ‘미즈키시게루로드’

동해항에서 18시에 출항하는 DBS크루즈를 타고 다음날 아침 9시에 사카이미나토(境港) 항에 내려 처음 찾아간 곳은 돗토리현 출신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의 작품 ‘게게게노 기타로(ゲゲゲの 鬼太郞)’를 모티브로 한 테마거리 ‘미즈키시게루로드(水木しげるロ.ド)’다.

JR 사카이미나토역에서 미즈키 시게루 기념관으로 이어지는 약 800m에 이르는 거리에는 130개 이상의 요괴 동상과 요괴 신사, 요괴 캐릭터샵으로 가득하다. ‘게게게의 기타로’는 미즈키 시게루의 만화이자 이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1960년대에서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장편 애니메이션만 다섯 차례나 제작될 정도로 세대를 뛰어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의 국민만화다. 무덤에서 태어난 기타로가 요괴 친구들과 힘을 합쳐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악한 요괴들을 해치운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만화에 등장하는 기타로, 메다마아저씨, 쥐남자 등 요괴들의 브론즈상이 800m 거리의 양 옆에 도열해서 손님들을 맞는다. 상점가에서는 먹고 마실 거리가 많아 여유롭게 다양한 캐릭터를 구경하면서 기타로 스티커사진, 기타로 과자, 요괴 빵, 캐릭터 의류 등을 즐길 수 있다.

‘일본의 아름다운 100선’ 4종에 선정된 미호만 해안

미즈키시게루로드를 나와 활처럼 휘어진 431번 해안선 국도를 따라 가면 요나고시의 가이케온천으로 가는 방향이다. 먼저 사카이미나토시의 랜드마크인 유메미나토타워(夢みなとタワ)를 찾았다. 유메미나토 타워는 사카이미나토시에 자리한 전망 타워로 1997년 사카이미나토에서 유메미나토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건설했다. 타워는 높이 43m이며, 최상층 전망실에서는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는 360도 파노라마 조망을 자랑한다. 맑은 날에는 동해와 다이센(大山)을 감상할 수 있다.

미호만 해변길. 총연장 17㎞의 장대한 사주에는 거대한 솔밭도 함께 있다. 해변과 솔밭, 일몰·일출의 아름다움에서 일본 100선에 뽑힌 명소다

타워 건물에는 전망실과 전통 상점가를 재현한 특산물 관광센터인 미나토마치 상점가, 환동해(일본에서는 동해를 일본해라 부름) 국가를 소개하는 전시실과 대형상영관이 있다. 인근에는 사키이미나토시의 대형 수산시장인 ‘다이료이치바나카우라’가 있어 저렴하게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사카이미나토시에서 요나고(米子)의 가이케온천으로 이어지는 유미가하마(弓ケ浜) 반도의 미호만(美保.)은 ‘일본의 아름다운 해안선 100선’, ‘일본의 아름다운 백사·청송 100선’, ‘일본의 아름다운 일출·일몰 100선’에 중복 선정될 만큼 아름답고 다채로운 풍광를 자랑한다.

유미가하마 반도는 그 이름이 말해주듯 활(유미)처럼 완만한 호를 그리는 총연장 17㎞의 거대한 사주로, 해안선에는 방풍림으로 심어진 검은 소나무가 끝없이 줄지어 있고, 모래땅에서 서식하는 들꽃이 자라고 있다. 해안선의 연장선상에 다이센이 솟아 있어 한층 특별한 느낌을 준다. 미호만의 아름다운 해안선과 가이케온천에서 바라보는 아침해는 다이센 방향에서 떠오르기 때문에 웅장한 산 모습이 실루엣이 되어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43m 높이의 유메미나토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사카이미나토 항구. 널찍하고 친수공간도 잘 조성되어 있다

해수온천으로 유명한 가이케온천

요나고 시내를 관통하는 히노강(日野川) 인근에 위치한 가이케온천(皆生.泉)은 1900년 한 어부가 얕은 해안가에서 솟아나는 온천을 우연히 발견한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다량의 나트륨과 칼슘, 염화물이 함유된 해수온천으로 건강뿐 아니라 미용 효과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리 오랜 역사를 지닌 온천은 아니지만, 온천거리는 동서로 1㎞, 남북으로 400m 지역에 관광여관과 호텔, 공공숙소 등 30개 건물이 모여 4500명의 수용규모를 자랑하는 산인(山陰) 지역 최대의 온천마을이다.

‘일본의 아름다운 도시경관 100선’에도 선정된 가이케온천은 남북을 잇는 길은 1번 거리(一條通り)에서 9번 거리(九條通り), 동서를 잇는 길은 트라이애슬론 거리, 온천 중앙거리, 해안산책길 등의 이름을 붙여  쉽게 위치를 가늠하면서 거리를 활보할 수 있다.

미호만 해변에서 바라본 다이센(1709m)은 정상이 뭉게구름에 가렸다. 멀리 해변의 건물들은 가이케온천 마을이다

가이케온천의 성분은 나트륨·칼슘·염화나트륨으로 원천수는 19개소이며, 원천수의 온도는 63~83℃의 고온으로서 신경통, 류머티즘, 만성 피부병, 만성 부인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최근의 온천수질 조사를 통해서 미백효과가 뛰어난 마그네슘, 황산염, 메타규산이 포함되어 있는 환원계 온천으로 알려져 여성에게도 인기가 높다.

온천거리 바로 앞에는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미호만이 활처럼 펼쳐져 있고, 동쪽으로는 주고쿠(中國) 지방 최고봉으로 유명한 다이센이 솟아 있어 바다와 산이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가이케온천 앞 바닷가는 ‘일본 철인3종경기의 발상지’로도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철인3종경기가 열린 것은 1981년 바로 이곳 가이케온천이었다고 한다.

다이센 아래의 다이센초(大山町)에 있는 풍력발전기

일행이 5일간 묵은 가이케온천의 료칸은 후요벳칸(芙蓉別館), 미쓰이벳칸(三井別館), 료칸 미쓰이(旅館三井)로, 한 사람의 주인이 운영하는 곳인데 시설과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 후요벳칸이었다. 후요벳칸의 외관은 원통형 서양식 건물이지만, 내부는 순수 일본식으로 8층 스카이라운지에는 노송나무탕, 암석탕, 사우나, 노천탕이 있어 욕탕에서 미호만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다. 미쓰이별관은 섬세한 가정적 서비스로 바다에서 잡은 신선한 어패류와 게요리 풀코스를 중심으로 한 향토요리를 맛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옛거리 시라카베도조군과 라듐성분의 미사사온천

가이케온천에서 북부 해안선을 따라 가면 히에즈촌, 요나고시, 다이센초, 고토우라초, 호쿠에이초로 이어지는 해안길이다. 호쿠에이초에서 덴진강(天神川)을 만나 161번 도로를 따라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구라요시시(倉吉市)로, 에도시대부터 메이지시대에 걸쳐 지어진 하얀 벽 창고가 냇가를 따라 늘어서 있는 시라카베도조군(白壁土.群)에서 옛 거리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전통양식으로 지어진 흰 벽 창고와 상점가가 잘 보존되어 있으며, 곳곳에 놓여 있는 돌다리 사이로 잉어가 무리지어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에도시대 상업지대로 번성했던 옛 정취가 가득 넘쳐 옛날 상인과 서민들의 애환이 느껴지는 듯하다.

거대한 돗토리 사구에서 샌드보드를 즐기려는 방송인 권혁수(왼쪽) 씨와 뮤지컬 배우 최윤우 씨

시라카베도조군에서 덴진강의 21번 도로를 따라 가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미사사온천(三朝溫泉) 마을이 나온다. 미사사온천의 온천수는 세계 유수의 라돈 함유량을 자랑한다. 라돈이란 라듐이 분해되어 생기는 미량의 방사능으로 호흡을 통해 체내에 들어가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서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데, 이것을 ‘방사능의 호르미시스 효과’라고 한다. 신체가 미량의 방사능을 맞으면 세포 등이 자극을 받아 모세혈관이 팽창해 신진대사를 촉진해서 면역력과 자연치유력, 항산화 기능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항산화 기능이란 노화나 생활습관 속에서 생겨나는 활성산소를 없애는 기능을 의미한다. 그래서 미사사온천은 목욕해도 좋고, 마셔도 좋고, 수증기를 들이마셔도 좋다고 한다. 이름처럼 세 번 아침을 맞이하면 건강해진다는 미사사온천을 자세히 돌아보았다.

기암절벽으로 이뤄진 우라도메해안

미토쿠산(三德山)에서 흘러내리는 미토쿠강(三德川) 자락에 위치한 미사사온천은 작고 아담한 거리의 조용한 강마을이다. 미사사교를 건너면 ‘가와라노유’라는 노천탕이 눈에 띈다. 이름 그대로 강변에 있는 온천이다. 언제든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무료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노천의 혼탕이지만, 연세가 높은 마을 남자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미사사교를 건너면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온천거리다. 건물마다 홍등가 느낌의 화등이 줄지어 달려 있는데, 료칸과 이자카야, 카페, 이발소 등이 조밀하게 늘어서 있다. 이 골목에는 ‘야쿠시노유(藥師の湯)’라는 미사사온천의 유명한 무료 족탕이 있다. 족탕에 여유롭게 발을 담그고 온천수도 마실 수 있다.

1 하얀 벽으로 만든 에도시대 풍의 시라카베도조군 거리를 달리는 두 사람. 극도로 정갈하고 정돈된 길가의 냇가에는 비단 잉어가 여유롭게 헤엄친다  2 객실에서 내려다본 사이키별관의 전통식 정원. 아주 치밀하고 인공적인 조형이다

오늘 우리가 묵을 숙소는 미사사온천의 사이키벳칸(.木別館)으로 규모가 꽤 큰 료칸이다. 넓은 정원이 딸리고 객실 또한 넓고 아늑하다. 1층에 위치한 온천에서 본격적으로 미사사온천의 자랑거리인 라듐 온천을 즐겨 본다. 목욕해도 좋고, 마셔도 좋고, 수증기를 들이마셔도 좋다는 라듐 온천수에 몸을 담그니 그동안 가보았던 온천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처음에는 방사능 성분의 라듐이 왠지 꺼려졌지만, 항산화 성분이 있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면역력과 자연치유력, 노화에 좋다는 말에 과감히 몸을 담그고 수증기를 흠뻑 들여 마셔본다. 하루만 온천탕에 들어갔는데도 피부가 정말 보들보들 좋아진 느낌이 팍팍 느껴진다. 일행 중에 피부병이 좀 심한 분이 있었는데, 온천을 하고나서 확연히 피부가 좋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놀랍기만 하다.

시라카베도조군에서 8.5㎞ 가면 미사사온천이다. 먼저 무료 족욕탕 ‘가지카노유’에서 족탕을 즐긴다. 일명 개구리 족탕이라고도 한다

광활한 돗토리 사구와 우라도메해안

돗토리 사구(鳥取砂丘)는 3만년의 세월에 걸쳐 생겨난 일본 최대의 사구다. 바다에 면하여 동서 16㎞, 남북 2㎞의 거대한 모래 언덕으로 바람이 불 때마다 무늬를 달리하는 모래 언덕은 한시도 같은 모습을 하지 않는, 그야말로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이다. 일본 자체가 이국적이지만 사구는 일본 그 이상으로 이국적인 느낌이어서 마치 소설에서 어린왕자와 사막여우가 만났던 사막을 실제로 본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바다와 마주한 모래 언덕은 급사면을 이뤄 패러글라이딩과 샌드보드를 체험할 수도 있다.

미사사온천의 사이키별관. 외부는 현대식이지만 내부는 일본 전통식으로 꾸며져 있다

 

미사사교 아래에 있는 노천탕 ‘가와라노유’

돗토리 사구 동쪽의 이와미초 우라도메해안(浦富海岸)은 ‘일본의 아름다운 해안 100선’에 선정된 리아스식 해안으로 거친 파도가 만들어낸 단애 절벽과 동굴의 웅장한 자태, 푸른 소나무와 하얀 백사장이 조화를 이루는 평온한 경관이 인상적이다.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지는 약 15㎞의 해안선이 절경으로 유람선을 타고 멋진 기암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수많은 절경과 온천에 탐닉하는 사이 일주일이 꿈처럼 지나갔다.

미사사 온천거리에 있는 ‘야쿠시노유’라는 무료 족탕. 라듐 성분이 풍부한 온천수를 마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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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정보

돗토리현 : http://tottori.or.kr
사카이미나토시 : www.sakaiminato.net/foreign/ko 
가이케온천 : www.kaike-onsen.com/korean/hot.html 
미사사온천 : http://spa-misasa.jp/kor 

글·사진 이윤기(본지 여행사업부 이사)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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