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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공영자전거 대여센터 한 달만에 회원 1000명 돌파

안산=양희동 기자 | 2009.07.0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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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돈 받는 거 아니죠?"

지난달 26일 오전 8시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지하철 4호선 중앙역 앞 공영자전거 무료대여소 안. 중절모를 눌러쓴 80대 노신사가 공짜임을 확인하고는 자전거 이용 회원증을 만들기 위해 꼼꼼하게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무료대여소 직원 유금순(여·50)씨는 이용시간과 반납 방법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안산시 '페달路(로)' 공영자전거 무료대여소는 지난 5월 18일 지하철 4호선 상록수·중앙·고잔역 등 3곳에 자전거 240대 규모로 문을 열었다. 가입자는 한 달 만에 1000명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300여명. 중앙역 대여소에서 일하는 이명옥(여·59)씨는 "안산시민이 아니어도 신분증만 맡기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 정오면 자전거가 동난다"며 "자전거가 없어 그냥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으니 최대 1박2일 대여기간을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산시는 이용객이 늘어나자 지난 25일 30대를 추가 배치해 공영자전거는 모두 270대가 됐다.

각 무료대여소에는 희망근로를 통해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오전 7시부터 밤 9시(토요일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3명씩 2교대로 월~토요일 근무하고 있다. 유씨는 "무료대여소 공사를 할 때부터 지나던 시민들이 '언제 문 여냐'고 많이 문의했다"며 "시작한 지 한 달밖에 안 됐지만 타지에서 안산으로 일 보러 오신 분까지 이용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지하철 4호선 중앙역 앞 공영자전거 무료대여소에서 시민들이
자전거를 빌려 나오고 있다./양희동 기자 eastsun@chosun.com

기름값 절약에 건강까지

안산시 선부동에서 중앙역 근처 직장까지 출퇴근하는 강성록(50)씨는 지난달 5일부터 무료대여소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강씨는 "원래 전철을 타고 다녀 왕복 2000원씩 한 달에 6만원 정도 교통비가 들었다"며 "이제 무료로 자전거를 이용하니 그만큼의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했다. 강씨는 또 "예전엔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하루 1시간 정도 자전거를 타니 활력이 생겼다"고 했다.

중앙역에서 서울 충무로까지 통근하는 김홍모(48·고잔동)씨는 "자전거 덕에 아침 출근길은 물론 저녁에도 차를 이용하지 않고 가까운 거리를 오갈 수 있게 됐다"며 "한 달이면 4만~5만원을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끊임없는 개선 작업

안산시는 공영자전거대여소를 열면서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도난·파손 등의 비용을 대여자 휴대전화 요금에 합산해 실비 징수하기로 했다. 이용자와의 불필요한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아직 도난은 1건밖에 없었지만 파손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무료대여소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안산시 대중교통과 김현철씨는 "어르신들은 기어가 없는 옛날 자전거를 비치해 달라고 시청으로 전화한다"며 "2인용 자전거, 어린이 자전거 등 요구들도 다양하다"고 했다. 여성용 자전거에만 달려 있던 앞 바구니가 남성용 자전거에도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각 대여소당 10개씩 추가로 달았다.

박주원 안산시장은 "수요에 맞춰 계속 자전거를 추가 배치하겠다"며 "공영대여소가 잘 운영되면 안산시 전체 지하철역으로 확대 설치해 진정한 안산판 벨리브(프랑스 파리의 공영자전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