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 상이용사회원 16명 "6·25 때 한국 도와준 美 감사"
나라를 위해 싸우다 부상당한 퇴역 장병들이 정전 60주년을 맞아 미국 뉴욕에서 워싱턴 DC까지 500여㎞를 '손'으로 달린다. 6·25전쟁과 베트남전, 제2연평해전 등에서 다리를 잃었거나 군 복무 중 척수 손상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용사들이 6·25전쟁에 참전한 미국과 미국인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6·25 정전 60주년 희망의 핸드사이클' 행사를 마련했다.
국가유공자1급중상이용사회(회장 최희용) 소속 회원 16명은 22일(현지 시각) 뉴욕 유엔본부 앞에 '핸드바이크(다리 대신 손으로 움직이는 자전거)'에 몸을 싣고 집결했다. 이들은 지난 80여일 동안 이번 도전을 위해 하루 80~100㎞씩 맹훈련을 해왔다. 행사는 베트남전 참전용사 백국호씨가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남은 우리가 꽃피우겠다"며 감사 편지를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유엔본부 앞에서 출발한 이들은 6·25 참전기념비가 세워진 뉴저지주 포트리, 프린스턴 타운, 글래스고 공원 등 참전국 영웅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7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27일에는 워싱턴 DC의 6·25 참전기념비 공원에서 열리는 미국 정부 주관 정전 6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한다.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미국 상이군경들과 동반 레이스를 펼친 뒤 최종 목적지인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 등대 앞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낭독한다.
평균 시속 20㎞로 달려야 하는 참석자들의 안전을 위해 16명의 지원팀이 차량으로 동행하며, 주요 도심지에선 현지 경찰차가 에스코트하고 구급차도 동원된다. 행사 단장인 박상근 용사회 부회장은 "해방 후 해외 원조를 받고 나라를 지킬 힘도 없을 때 미국과 유엔의 도움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됐다"며 "미국에서 세계 평화와 자유민주주의, 한·미 동맹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