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성적 - 트랙 아쉬움, 도로 선전, MTB와 BMX는 가능성 확인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자전거는 트랙, 도로, MTB, BMX 4개 부문 18개 종목의 경기가 치러졌다. 우리나라 팀의 성적은 등락이 심했다. 그간 강세로 꼽혀왔던 트랙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지만, 여자 도로독주와 남자 개인도로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도로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MTB와 BMX의 의미 있는 약진도 돋보였다
트랙 경기
중국 강세 일본 선전 한국 부진
인천 국제벨로드롬에서 6일간 펼쳐진 트랙 경기는 남자 5종목, 여자 5종목 총 10개의 종목으로 펼쳐졌다. 중국의 강세 속에 일본과 홍콩 선수들도 좋은 성적을 냈다. 우리나라 팀은 남자 단체스프린트를 필두로 전 종목에서 고른 활약을 펼쳤으나 성적은 지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인천아시안게임 사이클 첫 경기는 트랙에서 시작됐다. 평소 트랙 경기는 국민들에게 인기 있는 종목은 아니지만 트랙 경기가 펼쳐진 6일 동안 1500명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인천 국제벨로드롬에는 매일 평균 1000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국내에서 열리는 큰 대회이고 전통적으로 우리나라가 트랙에서 강했던 만큼, 국민들의 성원도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단체스프린트
한국팀, 남녀 각 금·은 획득
관람석을 가득 채운 관중들의 성원 덕분이었을까? 한국대표팀은 대회 첫날인 20일, 금메달을 획득했다. 사이클 경기 첫 번째 금메달을 안긴 것은 남자 단체스프린트였다. 손제용, 임채빈, 강동진 선수로 구성된 남자 단체스프린트 팀은 예선 1위로 결승에 진출해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결승이 시작되고 예선 2위로 함께 결승 무대에 오른 중국의 첫기록이 한국보다 빠르다는 소식이 전광판으로 전달되자 경기장 곳곳에서는 작은 탄식과 함께 열광적인 응원이 시작됐다. 이내 경기 감각을 회복한 한국대표팀은 최종 59초61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강동진은 “우리나라 단거리 단체경기의 첫 금메달이다. 한동안 경기를 쉰 후 가진 첫 국제경기에서 큰 성과를 얻었다. 지난 2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강동진은 지난 2010년 처방을 받지 않은 연고가 도핑으로 분류되어 2년간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뒤 2013년 5월부터 선수활동을 재개했다.
앞서 펼쳐진 여자 단체스프린트에서는 이혜진, 김원경 선수로 구성된 한국팀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미 예선에서 한 차례 중국과 겨룬 한국팀은 아시아 최강의 적수를 다시 한 번 결승에서 만났다. 한국은 중국에 1초102 뒤진 44초87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원경은 “중국은 강한 팀이다. 우리도 중국과 견줄 만큼 강한 팀으로 성장했다는 것이 일단 기쁘다. 다음 대회에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한국 트랙의 밝은 내일을 기대하게 했다.
스프린트
일본과 말레이시아의 강세
임채빈과 최래선이 출전한 남자 스프린트는 8강에 오르기까지 도합 8번의 경기를 치렀다. 힘겹게 8강에 오른 두 선수는 아쉽게 각각 일본과 말레이시아의 벽에 부딪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혜진과 이은지가 출전한 여자 스프린트 역시 아쉽게 4강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단체추발
한국 남녀팀 중국에 밀려 공히 은메달
남자 단체추발은 예선과 본선의 선수 변화가 두드러졌다. 20일 펼쳐진 예선에서 계획보다 빠르게 퇴피를 한 장선재 대신 박선호가 본선 경기에 올랐다. 여섯번째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한 장선재는 컨디션 난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쉽지만 무엇보다 팀을 우선해야한다는 도은철 중장거리팀 감독의 판단 아래 본선 경기에 임한 남자 단체추발팀은 4분12초269를 기록했지만 4분7초936의 중국에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다.
여자 단체추발 역시 선수 변화가 있었다. 이민혜 대신 이채경을 본선에 투입한 것. 이채경, 손희정, 김유리, 나아름으로 구성된 한국팀은 홍콩과의 본선에서 가볍게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여자대표팀을 이끄는 이용선 감독은 이채경 대신 이주미를 투입하며 중국과의 승부에 만반의 준비를 했다. 한국팀은 이미 본선에서도 한국신기록을 수립할 정도로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은 강했다. 4분28초469.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갱신한 중국은 한국에 추월승을 거두었다. 결국 한국팀은 아시안게임 최초의 은메달에 만족하며 더 성장할 내일을 기대하게 했다.
경륜
메달권 밖으로 밀려난 한국팀
여자 경륜의 시작은 좋았다. 김원경과 이혜진이 예선 각조 3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1번 주자로 선행 의무를 진 이혜진 선수 뒤로 선수들이 일렬로 달리기 시작했다. 모터페이서(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경륜 경기에서 레이스 그룹을 경기 중반까지 이끄는 선두 유도 요원)가 퇴피 전까지, 두 선수가 포진한 한국 팀은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두 선수가 1, 2위에 포진해 레이스 그룹을 살피던 찰나, 홍콩의 리 웨이 스제 선수는 이 틈을 놓치지 않았다. 3위에 있던 리 웨이 스제를 필두로 후위 선수들이 모두 어택을 감행했고, 선두권이었던 두 한국 선수의 반응속도는 아쉽게도 공격을 받아낼 만큼 빠르지 못했다. 결국 최초 공격자인 리 웨이 스제가 금메달을 획득했고 이혜진은 4위, 김원경은 5위로 경기를 마감해야 했다.
남자 경륜은 2차 라운드에서 강동진과 임채빈 모두 탈락했다. 강동진은 경륜 1라운드 히트1에서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했으나 2라운드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결국 임채빈은 7위를, 강동진은 9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옴니엄
한국 사이클의 간판, 조호성 최후의 도전
남자 옴니엄에서는 대표 팀의 맏형 조호성의 마지막 도전이 시작됐다. 옴니엄은 스크래치, 개인추발, 제외경기, 1㎞독주, 플라잉랩, 포인트 경기 결과를 합산해 승부를 내는 방식이다. 옴니엄 1일차, 스크래치 경기와 개인추발, 제외 경기에 출전한 조호성은 총 114포인트를 획득하며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변수는 마지막 포인트 경기에서 발생했다.
옴니엄 2일차 경기에서 이미 독주와 플라잉랩을 모두 1위로 마무리한 조호성의 옴니엄 금메달은 거의 확정적으로 보였다. 관객은 물론, 경기장을 찾은 조호성의 가족들도 조호성의 승리를 기원하며 큰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조호성은 포인트경기에서 복병에게 일격을 당하고 만다. 일본의 하시모토 에이야였다. 포인트레이스에서 조호성은 종합순위 상위권인 카자흐스탄의 자카로프와 중국의 리우 하오의 견제를 받으며 6바퀴마다 상위 4명에게 주어지는 점수를 차분하게 쌓아가고 있었다. 공격은 소리 소문 없이 진행됐다. 메인그룹을 한 바퀴 앞서 달리면 주어지는 20점을 하시모토는 노렸다. 총 3번의 메인그룹 추월에 성공한 하시모토는 6주회마다 주어지는 점수도 획득하면서 역전에 성공한다. 이후 하시모토는 2위로 밀려난 조호성의 뒤에 붙어 밀착 마크를 시작했고 조호성은 막판 스퍼트를 벌였지만 아쉽게 금메달을 내주고 말았다.
우리나이로 올해 41세인 조호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27년의 선수생활을 이곳 인천아시안게임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이틀 동안 힘든 경기였지만 이제는 힘들지 않다. 지금 굉장히 복잡한 감정이지만 무엇보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다는 생각에 시원섭섭하다. 선수로서의 목표가 사라졌지만, 당장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맛있는 요리도 해주고, 그간 많이 보여주지 못한 아빠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심경을 전했다.
총 6명의 선수가 출전한 여자 옴니엄 경기에는 나아름이 도전했다. 스크래치와 개인추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나아름은 제외경기에서 가장 먼저 탈락했다. 본인도 탈락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튿날 포인트레이스에 모든 희망을 건 나아름. 그러나 6명밖에 되지 않는 출전 선수들 틈에서 무리한 경기운영도 어려운 노릇이었다. 결국 나아름은 안정적인 경기운영으로 옴니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제 나아름에게는 도로경기가 남아있었다.
글 이동복 기자
사진 임성수 팀장, 이동복 기자, 신용윤(Bike What)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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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2014 인천아시안게임 밀착 취재-1
- ㆍ2014 인천아시안게임 밀착 취재-2
- ㆍ2014 인천아시안게임 밀착 취재-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