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공포의 회색 안전펜스' 자전거 도로와 경계 울타리 차량 도로色 비슷, 사고우려…
용인시청이 공사를 진행 중인 기흥구 공세동 일원의 자전거도로 조성 사업과 관련, 차량이 다니는 도로와 구분을 짓기 위한 안전펜스 색깔이 도로색깔과 거의 같은 회색으로 만들어져 교통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담당기관인 용인시청과 용인동부경찰서는 "관련 민원이 들어온 적이 없고, 몇 건의 교통사고가 났는지 파악할 수 없다"며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어 시민의 안전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기흥구 공세동 공세교~고매동 화성 시계 구간에 왕복 5.58㎞ 길이의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있다. 왕복 2차선 도로 옆에 자전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 펜스를 설치하고 폭 1.5m의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사업이다.
이 도로를 자주 이용하는 기흥구의 한 주민은 "이달 들어 자동차가 펜스에 부딪혀 전복되는 등 내 눈으로 본 사고만 2건"이라며 "펜스가 구부러진 흔적으로만 봐도 이 구간에 4~5건의 교통사고가 더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주민은 도로색과 유사한 색의 펜스로 인해 사고우려가 있다며 이번 달 초 용인시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경찰에서는 "불법주차를 막기 위해 설치한 펜스"라며 "경찰에서 임의로 치울 수 없기 때문에 구청에 문의하라"는 짧은 답변만이 전부였다. 이 주민은 "해가 지면 사고 위험성은 더 높아진다"며 "앞으로도 사고가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고 말했다.
용인동부경찰서 관계자는 "공세동 자전거도로 안전펜스와 관련한 민원은 들어온 게 없다"며 "몇 건의 사고가 났는지 파악된 내용은 없고 지난 13일쯤 시청에서 사고가 빈발하기 때문에 같이 현장을 확인하자는 말을 듣고 나가서 확인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용인시청 관계자는 "사고를 냈던 한 트럭 운전자가 없던 시설물이 생긴 것을 모르고 본인의 부주의로 사고를 냈다는 식으로 말한 적이 있다"며 "이번 달 말까지 안전펜스에 반사체(형광)를 더 붙이고, 커브 등 위험구간은 펜스를 제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펜스를 도로와 유사한 회색으로 만든 이유에 대해서는 "디자인과 경관을 고려해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