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최경량
트렉 에몬다는 가장 가벼운 양산형 로드를 포커스로 만들어진 시리즈다. 에몬다(Emonda)라는 이름은 ‘잘라낸다’라는 뜻으로 프랑스의 동사 ‘에몬다(Emonder)’에서 철자를 바꿔 에몬다가 됐다.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낸 에몬다는 경량을 추구하는 로디들에게 제격이다
성능은 좋은데 무거운 자전거의 시대는 지났다. 이제 라이더들은 가벼우면서 성능 좋은 자전거를 원하고 있다. 트렉은 이런 로디들의 취향에 맞게 가장 가벼운 양산형 로드바이크 에몬다 시리즈를 내놓았다. 가벼운 무게와 좋은 성능 두 가지 장점을 갖춘 에몬다 시리즈는 가성비와 경량을 원하는 라이더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다이어트 기술력
에몬다 시리즈는 3개의 프레임 단계를 갖고 있다. 최상위는 SLR, 중간은 SL, 보급형은 S로 나뉜다. 중간 등급의 SL은 최상급 프레임 SLR과 카본 등급부터 차이가 나지만 공통점도 있다. 헤드튜브의 형태, BB90 사용, 라이드 튠드 시트마스트가 바로 그것이다.
에몬다는 경량화를 위해 프레임과 헤드튜브, 시트포스트의 불필요한 부분을 쳐냈다. E2 헤드튜브 기술은 헤드튜브 위쪽은 1-1/8인치 베어링을 사용하고, 아래쪽은 1.5인치 베어링을 사용했다. 앞과 뒤보다 좌우가 두꺼워 보인다. 비대칭 디자인 헤드튜브는 무게를 줄이고 동력 전달을 용이하게해 코너링 하중에서 포크를 더 단단하게 유지시켜준다.
시트포스트는 라이드 튠드 시트마스트라는 트렉의 기술로 제작된 제품이다. 일체형과 결합형의 장점을 갖춘 시트마스트는 10㎝ 이상 길이 조절이 가능하며, 시트포스트 체결부위에 가해지는 힘을 줄였고, 시트튜브 접합부의 카본소재 사용량을 줄여 다이어트를 이뤘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프레임은 OCLV 500 카본 시리즈로 제작했다. OCLV도 각 단계마다 카본 사용량, 무게, 강성 등이 달라진다. 중간 등급 OCLV 500 카본으로 제작된 SL5는 적당한 경량과 강도, 강성이 균형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1 듀오트랩 시스템이 적용되어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속도와, 거리, 케이던스를 측정할 수 있다
2 90㎜의 넓은 BB를 적용해 안정성을 높였다
3 라이드 튠드 시트마스트는 시트튜브 접합부의 카본소재 사용량을 줄여 무게를 줄였고, 10㎝ 이상 길이 조절이 가능하다
트렉의 노력
에몬다에 적용된 트렉의 노력은 바텀브래킷(BB)에 변화를 가져왔다. BB90은 트렉의 독점 기술로 90㎜로 넓게 제작되었다. 90㎜는 로드바이크에 적용할 수 있는 가장 넓은 사이즈다. 넓어진 BB는 안정성이 높아졌으며, 페달링에 의한 진동을 줄여준다. 또한 BB와 프레임의 접합부에 불필요한 부품을 줄였다. 부품 수가 적을수록 프레임은 가벼워지고, 가벼울수록 언덕에 유리하며 주행속도도 빨라진다.
에몬다 프레임에는 깔끔한 듀오 트랩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 시스템은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 장착하던 센서 대신 논드라이브사이드의 체인스테이에 ANT+호환 센서를 달았다. 프레임과의 깔끔한 결착은 공기역학적 손실을 유발하지 않는다. 별도의 장치 없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속도와 거리, 케이던스를 측정할 수 있어 스마트한 라이딩을 돕는다. 트렉은 단순히 성능 좋고 가벼운 자전거로 만족하지 않고 라이더를 배려해 ‘H2 핏’이라는 라이딩 포지션을 적용했다. H2 핏은 약간 높은 헤드튜브로 인해 허리와 목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준다. H2 핏은 대부분의 라이더에게 적합하며, 균형감 있고 편하게 탈 수 있도록 배려한 트렉의 섬세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에몬다의 중간형인 SL의 구동계는 시마노 신형 11단 105 풀세트다. 105를 장착한 동급 모델중 가장 가벼운 에몬다는 50×34T의 콤팩트 크랭크가 만나 언덕에 강하다. 구동계를 제외한 나머지 부품은 본트래거 부품을 대거 채용했다.
트렉바이시클코리아 02-3460-0017 www.trekbikes.com
테스트라이더 시승기
“중급기의 목적성과 그 한계”
- 최자람
“트렉 에몬다 SL5를 접하기 전까지는 이보다 상급이며 초경량인 SLR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처음 SL5를 들어보았을 때 묵직한 무게감에 약간은 당황스러웠다. 첫인상은 단순하게 새겨진 데칼과 에어로다이내믹 스타일이 아닌 튜빙으로 다소 밋밋한 느낌을 주었다. 시마노 11단 105 그룹세트, 와이드림을 적용한 본트래거 휠세트 등 저렴해 보이지 않은 구성은 가격 측면에서 다른 브랜드보다 좋아 보인다.
첫 주행 느낌은 날렵하지도 경쾌하지도 않은, 그렇다고 둔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아닌, 어쩌면 로드바이크의 기본에 충실한 깔끔한 주행감이었다. 노면 진동과 충격은 적절히 잡아주었고 강한 페달링을 할 때 좌우 뒤틀림을 제어해주는, 로드바이크에서는 기본이자 도달하기 어려운 궁극점에 대해, 에몬다 SL5는 화려하게 티를 내지 않으며 조용히 소화해내는 성향이었다.
익히 알려진 초경량 컨셉트의 SLR과는 다른, 프레임과 컴포넌트는 중급기이고 고유의 묵직함을 간직해 입문자나 중급 라이더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
미캐닉 분석
“프레임에 집약된 트렉의 기술”
- 정호찬(삼화MTB)
“요즘은 로드바이크 새 모델이 발표될 때마다 가장 주목을 받으며 화제로 떠오르는 것은 ‘얼마나 경량화가 되었는가?’라는 데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본 프레임과 부품의 발전으로 시작된 경량화에 대한 각 브랜드의 노력은 매년 투르 드 프랑스 등 세계적인 대회를 통해 새로운 모델로 발표된다. 가혹한 대회를 통해 검증된 제품을 바탕으로 다양한 등급의 완성차를 시장에 쏟아 낸다.
이번에 주목할 모델은 트렉의 에몬다(Emonda) SL5 완성차다. 에몬다는 2014 투르 드 프랑스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레이싱을 위한 최경량 에몬다 시리즈인 SLR보다 한 단계 아래급인 SL 시리즈의 퍼포먼스 바이크다. 시마노 105 컴포넌트 구성으로 경량화와 합리적인 구성을 이뤄냈다. 프랑스 어원의 에몬다(Emonda)는 ‘잘라내다’ 라는 뜻으로 경량화를 위해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고 가장 가벼운 자전거를 만들어내겠다는 기술적인 목표를 포함하고 있어 세계 최고의 경량 바이크를 만들겠다는 트렉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에몬다 SL5는 상급인 SLR 시리즈와 비교하면 초경량은 아니지만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분명 SLR 시리즈의 DNA를 이어받으면서 동시에 업힐과 다운힐에서 성능을 발휘한다. 이전에 마돈 프레임에 적용해 검증되고 특화된 OCLV 500 카본을 에몬다 SL 프레임에도 적용했고 라이딩에서 가장 힘을 많이 받는 튜빙의 형상을 모든 부위별로 특성화해 가볍고 강한 프레임을 만들어냈다. 특히 다운튜브의 경우 BB90을 장착할 수 있는 넓은 BB셸에 연결된 납작하고 넓은 튜브가 프레임의 중심에서 뒤틀림을 잡아주고, 비교적 두꺼운 체인스테이는 뒷바퀴에 전달되는 힘을 손실 없이 전해준다. 넓은 다운튜브는 E2 헤드셋의 넓은 면적과 유연하게 연결되어 강한 코너링이나 업힐에서도 안정감있게 힘을 받쳐준다.
시트포스트는 트렉에서 시트마스트(Seat Mast)라는 독특한 안장 높이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위에서 프레임을 덮는 방식으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 프레임의 시트마스트를 단축시켜 불필요한 보강을 없애 경량화에 도움을 주고, 상단에서 10㎝의 시트마스트를 덮는 방식으로 폭넓은 포지션으로 조절할 수 있다. 시트스테이 안쪽에는 트렉의 듀오트랩(DuoTrap) 센서를 장착하기 위한 마운트가 있다. 속도와 케이던스(Cadence)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커버를 제거하고 장착하면 다양한 ANT+ 및 블루투스 무선 호환 기기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깔끔한 통합형으로 설계되었다.
앞서 언급한 에몬다 SL5는 레이싱보다는 편안한 퍼포먼스 라이딩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는 트렉에서 추구하는 세 가지 핏(H1, H2, H3) 중에서 헤드튜브 각도를 조금 높게 설계한 중간급인 H2 핏을 적용해 H1 핏과 같은 레이싱에서 보여주는 공격적인 라이딩보다는 안락한 라이딩을 추구하고 있어 로드바이크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부터 중급자까지 폭넓은 매니아 층을 소화할 수 있는 무난한 지오메트리를 제공한다.
요즘은 제조사의 홈페이지나 웹 서핑을 통해 완성차 사양을 누구나 쉽게 보고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눈으로만 쉽게 비교할 수 있는 구동계만 가지고 완성차 전체의 성능을 단정짓는 것은 무리다. 적어도 에몬다 SL5를 본다면 말이다. 이미 당장이라도 레이스에 나갈 수 있는 충분한 성능과 편안한 퍼포먼스를 동시에 갖춘 에몬다 SL5에 대한 평가는 바로 부품이 아닌 프레임에 집약된 트렉의 기술력에서 충분히 발휘되기 때문이다.”
글 이어령 기자
사진 이동복 기자
시승 최자람
미캐닉 분석 정호찬(삼화MTB)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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