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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탐사투어] 일본 대마도(對馬島) 자전거여행-1

바이크조선 | 2014.09.2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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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자전거여행, 이렇게 준비하자

가장 가까운 외국, 대마도 자전거여행을 4박5일 일정 기준으로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이번호에는 먼저 대마도 자전거여행을 떠날 때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것들을 알아본다. 사진은 필자와 대마도 여행을 함께 했던 여러 동호회 팀들 모습이다

대마도에서 유일하게 360도 파노라마 풍경을 볼 수 있는 에보시타케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소만의 이토세 포구

송파구 ‘한마음 자전거클럽 싱글벙글 부부팀’

가깝고도 먼 땅, 대마도는 부산에서 직선거리로 49.5㎞로 가깝지만, 일본 규슈에서는 132㎞나 떨어져 한반도보다도 3배 정도 멀다. 면적은 제주도의 60% 정도지만 리아스식 해안이 발달해 해안선 길이는 제주도보다 길다.

대마도는 한반도와 일본의 중간 기착지로서 반도와 열도 세력의 격전장이 되면서 희생을 강요받았던 역사가 살아 숨 쉰다. 옛부터 변방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두 나라의 눈치를 보며 고단한 삶을 살아가야만 했다. 굳이 역사를 들먹이고 싶지는 않지만, 분당과 파벌로 얼룩진 나약한 조선은 섬을 비우는 공도정책으로 말미암아 결국 대마도는 일본 땅이 되고 만다.

미네마치 카리오 해안도로

이즈하라마치 우치야마 고개를 넘어가는 임도

대마도는 한국인이 먹여살린다?

대마도 주민들이 들으면 기분 나쁠지 모르겠지만, 대마도는 한국 관광객들이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왜냐하면 대마도를 찾는 관광객의 95%가 한국인이기 때문이다.

대마도 관광은 1박2일 버스관광이 대부분이며, 길어야 2박3일이다. 버스관광의 장점은 힘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주요 관광지를 빠르게 돌아 볼 수 있다는데 있다. 그러나 힘을 들이지 않으면 그만큼 여행의 감흥과 성취감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또 자동차의 속도는 주마간산의 여정이기 십상이다.   

청주 ‘산마루MTB' 동호회. 가미자카공원으로 가는 대나무숲 임도

토요타마마치 니이에 위치한 ‘와타즈미 신사’의 도리이. 5개의 도리이 중 3개는 물에 잠겨 있다

대마도 자전거여행은 2박3일 일정으로 여러번 다녀왔고, 3박4일, 4박5일, 5박6일 일정으로도 다녀보았다. 그렇게 많이 다녀봤건만 아직도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참으로 많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큰 섬이 대마도다. 제주도보다 면적이 작아 대마도를 우습게 볼 수 있겠으나 이는 큰 오산이다. 해안선 길이를 놓고 보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들쑥날쑥한 리아스식 해안이 발달한 대마도의 해안선 길이는 단순명료한 제주도 해안선의 두 배에 달한다. 

그렇다면 좀 더 효과적이고 여유롭게 대마도를 여행하려면 어떻게 일정을 짜야 할까? 먼저 살펴볼 것들이 있다.

① 며칠 일정으로 갈 것인가?
② 어느 항구로 입항해서 어느 항구로 출항할 것인가?
③ 코스 설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
④ 주말에 갈까? 주중에 갈까?
⑤ 숙박과 식사는 어디서 할까?
⑥ 배낭의 양과 무게는?

에보시타케 전망대 업힐 도중에 바라본 아소만

① 며칠 일정의 여행계획을 짤 것인가?

“대마도는 작은 섬이니 1박2일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아니면 2박3일이면 다 둘러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과연 그럴까? 혹시 2박3일 일정의 자전거여행으로 대마도를 속속들이 보고 오신 분이 있는가?

대마도 자전거여행을 떠나는 경우 대부분이 2박3일 일정이다. 그런데 이 일정으로 대마도를 두루 둘러보고 왔을까? 결론은 아니다. 대마도는 2박3일로는 제대로 볼 수가 없다. 3박4일도 빠듯하다. 물론 시간과 비용 문제를 감안하기는 해야 한다.

아쉽지만 2박3일로는 극히 일부 지역만 돌아 볼 수 있으며, 숙박지를 향해서 또는 출항할 항구를 향해 바쁘게 달려야 할 운명이 된다. 그렇다면 대마도의 구석구석을 제대로 여행하려면 며칠이 필요할까? 내 경험으로는 5박6일은 되어야 하며, 최소한 4박5일 정도는 필요하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이즈하라 항에서의 청주 ‘산마루MTB' 동호회

② 어느 항구로 입항해서 어느 항구로 출항할 것인가?

대마도는 히타카츠와 이즈하라 등 2곳의 항구가 있으며, 부산에서 출발하는 배는 두 항구를 번갈아 운항한다. 입항과 출항에 따라 아래의 네 가지 경우가 있다. 

 ● 히타카츠로 입항해서 히타카츠로 출항하는 경우
 ● 히타카츠로 입항해서 이즈하라로 출항하는 경우
 ● 이즈하라로 입항해서 이즈하라로 출항하는 경우
 ● 이즈하라로 입항해서 히타카츠로 출항하는 경우  

대마도는 입항과 출항하는 항구에 따라서, 또는 일정에 따라서 여행 코스와 범위가 크게 달라진다. 어떤 경우는 대마도의 정취를 제대로 느껴보지 못하고 출항하는 항구로 무작정 달려가야 한다. 시간에 쫓기다 보면 느긋하고 여유로운 여행이 아니라 스피드를 요구하는 ‘경기 모드’가 되기 때문에 추억을 담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여행 계획을 짤까? 헷갈릴 수 있겠지만, 책상 위에 지도를 펼쳐놓고 요일별로 입항과 출항 일정표를 보고 일정을 꼼꼼히 설계해야 한다.

만제키 전망대에서 바라본 만제키바시(万關橋)

③ 코스 설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일정이 며칠인지 확정되었다면 입항 항구와 출항 항구를 파악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를 토대로 숙박할 곳과 연계해서 코스 거리를 측정해서 설계하면 된다. 코스는 구글어스나 일본판 구글어스를 참조하면 된다(www.google.co.jp/maps).

에보시타케 전망대 인근의 산책로

④ 주말에 갈까? 주중에 갈까?

보통 여행지는 비수기와 성수기가 있으며, 그에 따라 요금도 차이가 난다. 또한 주말과 주중 요금에도 차이가 있다. 주말은 보통 금·토·일을 말한다.

주말과 국경일을 비롯해 여름 성수기엔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더군다나 황금연휴나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는 몇 달 전부터 배표가 매진되는 경우가 많으며, 따라서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입국수속 시간도 오래 걸려 불편하다. 물가도 모든 것에 할증이 붙어 비싼 편이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주말과 국경일을 비롯해 성수기에 간다는데 있다. 시간을 내기에는 주말이 편하기 때문이겠지만, 따로 휴가를 내지 않는 한 직장인에겐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주중은 일·월·화·수·목을 말하는데, 비수기나 주중에는 할인혜택이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비교적 조용하고 쾌적한 여행을 할 수 있다.

44번 지방도 아리아케 산에서 코모다 방향으로 가는 편백나무 임도

⑤ 숙박과 식사는 어디서 할까?

숙박시설은 대부분 히타카츠와 이즈하라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그 외 지역은 관광지를 중심으로 간간이 있는 편이다. 일정과 코스에 따라 숙박지를 어디에 정할지는 설계자 마음이지만, 사전 정보 없이 숙박지가 없는 곳에 숙소를 계획한다면 큰 낭패를 보게 된다.

호텔이나 여관과 민숙은 숙박비에 기본적으로 1박1식 또는 1박2식이 포함된다. 저렴한 민숙이나 여관은 1인당 4500엔~6000엔(4만5천~6만원) 정도이고, 호텔과 시설이 좋은 여관은 6500엔(6만5천원) 이상이다.

숙소에서 제공되는 식사를 제외하고, 별도로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해도 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면 한끼 당 1500~2000엔(1만5천~2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좀 더 저렴하게 식사를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대형마트에서 도시락을 사서 먹는 것이다. 도시락은 500~700엔(5천~7천원) 사이로 푸짐하게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다.

라이딩 중에 중식은 어떻게 해결할까? 이 역시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것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최선의 방법이다. 라이딩을 하다보면 식당이 없는 곳을 지나갈 때도 있고 있다면 가격이 저렴한 곳도 있지만, 1000엔 이상이 넘을 수도 있다. 방법은 라이딩에 앞서 미리 마트에서 도시락을 사거나 가는 도중에 사서 배낭에 넣어 다니는 것이다. 팀원이 많으면 종류별로 여러 가지 도시락을 사서 다양하게 나누어 먹을 수도 있다. 부록 지도에 마트 위치를 표시해 놓았으니 이를 참조하면 된다.

싱싱한 횟감을 먹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본인들 대다수는 우리와 달리 활어회보다는 선어회를 선호한다. 활어회는 바로 잡아서 뜬 생선이지만, 선어회는 숙성시킨 것이다. 대형마트에 가면 싱싱한 활어회는 아니더라도 신선한 선어회는 있다. 도시락처럼 포장해서 파는데, 생각지 않게 가격이 착하다. 팀원들과 숙소에서 도시락과 선어회를 구입해 일본소주나 사케로 파티를 벌이면 최상의 즐거움이 된다.

쓰쓰자키 공원 산책로

히타카츠 도노사키 동백나무 산책로

⑥ 배낭의 양과 무게는?

대마도 자전거여행을 할 때 걱정거리가 하나 있다. 바로 배낭에 담을 양과 무게다. 배낭에 담을 수 있는 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 부담이 말할 수 없이 크다. 특히 여성분들에겐 적잖은 걱정이다. 대마도는 수많은 고갯길의 연속이다. 그리고 터널도 많다. 힘도 들고 체력소모도 심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배낭의 짐을 최소화해야 할까? 

자전거 복장을 입은 상태에서 배낭엔 여벌의 옷과 양말만 넣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 숙소에서 빨면 된다. 수건, 비누, 드라이기, 로션, 샴푸는 민숙에도 대부분 비치되어 있다. 세면도구는 칫솔과 면도기만 갖고 가면 된다.

배낭에 담을 최소한의 물품은 대략 이렇다. 여권, 지갑, 여벌의 옷과 속옷, 카메라, 우비, 칫솔, 의약품, 휴대용공구, 펑크패치, 윤활유, 튜브, 펌프, 행동식 등) 

히타카츠 도노사키의 산책로

대마도 여행의 기본 경비

대마도 여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숙박비다. 하루 숙박시 1인당 4500엔~7000엔(4만5천~7만원)이다. 한 방에 4명이 잔다고 해도 철저히 머릿수대로 숙박료를 내야 하는 곳이 일본 문화다. 대마도 여행에서 경비가 얼마나 드는지 최소한의 기본경비를 산출해 보자.

●왕복 승선료 : 15만원
●왕복 유류할증료 및 터미널이용료 : 2만2천~3만200원
●숙박비 : 4만5천~7만원
●중식 : 1만원 미만
●기타 : 1만원 

일정에 따라 숙박비와 중식 그리고 기타 비용만 더하면 된다. 3박4일의 경우, 승선료 15만원 + 왕복 유류할증료 및 터미널이용료 3만원+숙박비 15만원(5만원×3일)+중식 4만원+기타 4만원으로, 1인당 41만원 정도가 된다.     


여행에 도움되는 팁

●부산에서 대마도로 가는 배편은 오션플라워, 비틀, 코비 등 3편이 있는데, 대아고속해운의 오션플라워 외에는 접이식 자전거만 승선 가능하다.
●도로의 진행방향이 한국과 반대이므로 사고의 위험이 높다. 주행 시에는 충분히 주의하고 혹시 일어날 사고에 대비해서 여행자보험에 가입한다.
●쾌적한 라이딩을 하려면 배낭의 무게를 최대한 가볍게 해야 한다.
●대마도는 도로 폭이 좁고 언덕과 커브길이 많으며, 특히 급커브 내리막에서는 절대 감속해야 한다.
●무질서한 라이딩에 현지인들은 매우 못마땅해 하며 눈살을 찌푸린다. 반드시 일렬로 라이딩 하고 무단횡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
●울창한 산림이 섬 면적의 89%를 차지하고 터널이 매우 많으므로 라이트는 필수다.
●언덕이 많아 체력소모가 크기 때문에 충분한 물과 행동식을 준비한다.
●경비를 아끼려면 식사는 저렴한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것이 유리하다.


정보
●대아고속해운 : http://intlkr.daea.com
●대마도 부산사무소 : www.tsushima-busan.or.kr

글·사진 이윤기(자전거생활 여행사업부 이사)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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