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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오토캠핑-1

바이크조선 | 2014.09.2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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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곳에 머물며 여유로운 ‘현미경 여행’을 즐긴다

오토캠핑의 열풍이 불어오면서 자전거를 동반한 캠핑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자전거와 함께 하는 오토캠핑의 매력은 뭘까. 바로 한곳에 베이스캠프를 두고 주변 지역을 속속들이 돌아보는 ‘현미경 여행’이다. 장거리 여행은 어차피 모든 공간을 스쳐갈 수 없지만, 이 바쁜 세상, 한 곳에 진득하게 눌러 앉아 여유롭게 주변을 찬찬히 돌아보는 여행의 또 다른 맛!

누군가 그랬다. 사람들의 여가도 흐름이 있다고.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서 캠핑은 거의 마지막이며 캠핑카 일주는 아웃도어 활동의 끝이라고들 한다. 사실 이 말을 흘려듣었는데, 점점 그렇게 되고 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등산, 자전거 등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하던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을 포괄할 수 있는 캠핑으로 눈을 돌렸고, 2014년 현재 캠핑 트레일러(Caravan, 캐러밴)와 캠핑카 수요가 수직 곡선을 타고 있다. 외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는 순간부터 캐러밴과 캠핑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1인당 2만5천 달러 정도 되니 바야흐로 캠핑의 시대가 온 것은 당연한 시대적 추이가 아닐까 싶다.


변화하는 캠핑문화
캠핑 열풍은 멈추지 않는다

2007년부터 스물 스물 올라오던 캠핑의 열기는 2010년이 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전국은 캠핑의 열풍에 빠졌고 2014년 현재 캠핑 인구는 300만 명에 육박한다. 그에 따라 캠핑장은 국립과 지자체, 사립 모두 포함해서 1800개가 넘는다. 2010년 2천억 원이었던 캠핑시장은 현재 6천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사실 캠핑을 즐기지 않는 이들에게 캠핑인구가 그렇게 많은지 느끼기는 힘들다.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국립캠핑장 예약사이트를 보는 것이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해진 날 정해진 시간에 인터넷 예약이 시작되는데 명절 귀성길 기차표 예매보다 어렵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망상오토캠핑장과 자라섬 캠핑장은 인터넷 예약이 시작됨과 동시에 1분이 채 되지 않아 예매완료가 뜬다. 이 현상은 국립캠핑장만이 아니다. 사설 캠핑장 중 환경과 시설이 좋다고 소문난 캠핑장은 2개월 전부터 예약완료가 되어 있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오토캠핑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캠핑을 가면 밤늦게까지 음주를 곁들여 담소를 나누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12시 전에 수면을 취하는 경우가 많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새벽을 즐기는 이들이 주류를 이룬다. 


캠핑 장비의 변화

캠핑 장비도 바뀌고 있다. 텐트와 거실 텐트를 조합하던 문화에서 거실과 텐트가 하나로 된 일체형 텐트가 유행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캠퍼들이 똑같은 텐트를 사용하다 보니 개성을 표출하고 싶었던 몇몇이 벨 텐트(종 모양 텐트, 몽골식 TP텐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벨 텐트 역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지금은 흔히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텐트의 크기가 줄어드는 추세다. 캠핑에 필요한 장비가 늘면서 캠핑 과부화가 걸렸고 여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장비와 텐트를 줄이는 경향이 생겨난 것이다. 또 오토캠핑을 넘어 백패킹의 인기가 오르면서 자연스럽게 알파인 텐트가 오토캠핑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보여주기 위한 캠핑의 오류

캠핑은 힐링을 위한 대표적인 아웃도어 활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캠핑 장비를 보면 힐링보다는 ‘과시’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많은 캠퍼들이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고 서로 뽐내듯이 장비 자랑에 열심이다. 덕분에 캠핑 업계만 신이 났다. 유명 브랜드 이름만 붙이면 고가로 팔려나가는 탓에 품질이 좋지 않은 가짜 제품들이 판을 치고, 해외에서 그리 비싸지 않은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고가정책을 펴서 마치 프리미엄 브랜드인양 포장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오류 속에서도 많은 캠핑족은 오늘도 고가의 장비를 사고 있으며 굳이 필요하지 않은 장비를 지니고 힘든 캠핑에 나서고 있다.

거실형(왼쪽) / TP(가운데) / 알파인(오른쪽)

캠핑문화의 변화에 따라 텐트의 크기와 모양도 달라지고 있다. 초기 거실형 텐트의 인기는 TP텐트를 거쳐 미니멀 텐트로 옮겨가고 있다.


최신 캠핑장비 파헤치기
2014년 변화하는 캠핑 장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효율적인 캠핑장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자전거를 이용한 캠핑을 위해 한정된 차량에 ‘테트리스’ 방식으로 수납의 달인이 되던 과거와는 달리 차량 내부보다는 외부에 짐을 싣거나 차량을 베이스로 만들어 수고스러움을 줄이는 것이 추세다.

캠핑을 떠나기 전 가장 고민스러운 것이 캠핑 장비를 한정된 차량 공간에 어떻게 실어야 하는가이다. 최근 추세가 미니멀 장비라고 하지만 가족단위로 다니는 캠핑에는 최소의 장비라도 부피가 나가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한정된 트렁크에 기존 장비 외에 음식을 보관하는 쿨러(아이스박스)나 음식 재료 등까지 적재하려면 여간 복잡한 것이 아니다. 그래서 캠핑을 즐기는 이들은 차량 외부에 눈을 돌렸다. 그 대표적인 품목이 바로 루프백, 루프박스와 카고 트레일러다.


루프백, 루프박스

시중에 판매되는 루프백의 가격대는 5만원부터 50만원까지 형성되어 있으며, 루프박스는 30~200만원 선이다. 루프박스를 지탱해주는 기본바는 별매다.

루프백

장점
-
초기 투자비용이 저렴하다.
- 수납품의 형태에 상관없이 수납할 수 있다.
- 생각보다 많은 짐을 수납할 수 있다.
- 장착과 탈거가 용이하다. 

단점
-
방수성능이 떨어진다.
- 무거운 짐을 수납할 경우 자동차 지붕이 찌그러질 수 있다.
- 스트랩으로 고정하기 때문에 낙차에 대한 불안감이 생긴다.
- 고속주행 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 파노라마 선루프를 단 차량은 설치가 제한된다.

루프박스

장점
-
견고하다.
- 방수성능이 좋다.
- 바람 저항이 덜하다.
- 무거운 물건을 올려도 큰 무리가 없다. 

단점
-
가격이 비싸다.
- 기본바가 없으면 별도로 설치해야한다.
- 한번 장착하면 탈거하기가 불편하다.
- 탈거 시 부피 때문에 보관문제가 생긴다.


카고 트레일러, 폴딩 캐러밴

카고 트레일러와 폴딩 캐러밴이 인기다. 공차중량 750㎏ 이하의 소형 트레일러는 별도의 트레일러 면허 없이 1종 보통면허로 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고 트레일러는 말 그대로 짐을 수납하기 위한 트레일러다. 캠핑을 자주 다니는 이들에게 인기다. 그 이유는 차량에 견인 용 장치를 설치하는 것 외에 별도의 외부 장치를 부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 캠핑장 외에서 사용할 일이 없는 텐트, 의자와 가구들을 굳이 집으로 옮기거나 할 필요 없이 카고 트레일러에 넣어 보관했다가 캠핑을 떠날 때 트레일러만 연결하면 되는 편리함도 있다.

폴딩 캐러밴의 인기도 높다. 일반 캐러밴에 비해 부피가 작을뿐더러 부엌부터 침대까지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특히 폴딩 캐러밴 높이가 낮아 지하주차장에도 주차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단 트레일러는 별도의 주차공간이 필요하므로 구입 전 주차 공간에 대한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반면 폴딩 캐러밴과 카고 트레일러는 차량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별도의 세금이 부과된다. 폴딩 캐러밴의 세금은 연 5~7만 원 정도며, 카고 트레일러는 3만 원 정도 부과된다. 또 트레일러를 구입할 때 취득세와 등록세가 붙는 경우도 있는데, 크기가 작은 카고 트레일러는 취·등록세가 면제이나 폴딩 캐러밴은 공급가의 5%를 내야한다. 번호판 등록은 필수. 보험 등록도 필수이며, 보험료는 1년에 6~8만 원이다.


자동차 지붕이 보금자리, 루프탑 텐트

최근 자동차 위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고안된 텐트도 인기다. 바로 루프탑 텐트다. 루프탑 텐트는 정글이나 야생에서 동물들의 습격을 피하기 위해 생겨났다는 설이 있다. 루프탑 텐트는 말 그래도 자동차 지붕에 설치하는 텐트다. 별도의 캠핑 공간보다는 자동차 한 대를 세울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캠핑장이 될 수 있는 자유로움이 있고 땀을 뻘뻘 흘려가며 힘들게 텐트를 치는 고단함보다 간편하게 설치할 수 있어 매력이다. 특히 차량 지붕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남달리 높은 풍경(?)을 볼 수 있고 흡사 다락방에 올라온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또 지붕의 보금자리를 넘어 자동차 측면을 거실로 사용할 수 있다. 텐트는 별도의 거실 확장 기능이 있어 리빙셸이나 타프가 필요하지 않다. 다만 루프탑 텐트는 한번 설치하면 탈거하기가 힘들고 100~400만 원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당기면 거실이 된다, 어닝

어닝(Awning)은 원래 일반 상점이나 건물에 설치하는 경량의 차양을 말한다. 창이나 출입구 등에 설치한 포인트 차양 말이다. 그런데 이 어닝이 이제 오토캠핑장에서 흔하게 보인다. 최근 차량을 바로 옆에 두고 캠핑을 하는 캠핑장이 늘면서 힘들게 타프를 치는 것보다 스르륵 당겨 폴대만 세우는 어닝을 선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어닝의 장점이 편리함이라면 단점도 분명 존재한다. 바로 설치를 위한 차량의 제한과 어닝의 길이다. 자동차 지붕의 측면에 설치하기 때문에 세단과 왜건과 같은 승용차는 사용하기가 불편하다. 지붕이 높은 SUV나 승합차에 어울리는 제품이다. 가격대는 10~200만 원 대로 종류가 다양하다.


캠핑 장비 없이 즐긴다, 글램핑

글램핑(Glamping)은 ‘화려하다(Glamorous)’와 캠핑을 조합한 신조어다. 즉 화려한 캠핑이라는 뜻이지만 캠핑 장비를 구매하기 힘들거나 장비 이동이 어려운 이들에게 적합한 캠핑 시스템이다. 즉 캠핑에 필요한 모든 것을 캠핑장에서 이미 마련해주고 몸만 가면 되는 형태의 캠핑이다. 간혹 캠핑장 내에서 식사가 제공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펜션처럼 직접 재료를 사서 조리해먹는 방식이다.

글램핑의 장점은 캠핑 장비를 구입해야하는 목돈의 지출이 없고 짐에 대한 부담이 작다는 것이다. 또 텐트의 설치와 철거가 필요 없어 편리하다. 성인 2명, 아이 2명 기준 1박에 10만원 내외의 요금이 일반적이다. 장거리 자전거 캠핑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중간 숙박으로 글램핑도 추천할 만하다. 


한 지역을 속속들이 돌아보는 그 재미에 캠핑을 떠난다
자전거 캠핑을 즐기는 강응덕(59), 김세웅(58) 씨

라이딩 후 정비를 하고 있는 김세웅 씨. 땀에 젖은 저지는 바로 빨아 널어놓으면 반나절이면 마른다고

강응덕, 김세웅 씨는 네이버의 ‘달구지 캠핑’이란 동호회에서 만난 사이다. 달구지는 캐러밴을 뜻하는 것으로 김세웅 씨는 ‘금강어부’라는 닉네임을, 강응덕 씨는 ‘맛나는 쉼터’라는 닉네임을 사용한다. 동호회에서 만난 것을 인연으로 3년 전부터 함께 자전거 캠핑을 다니고 있다.

김세웅 씨는 자가 수리는 물론 개조도 한다고(왼쪽) / 김세웅 씨는 삼륜리컴번트 마니아로 아내와 함께 즐긴다(오른쪽)

- 자전거를 자주 이용하는지?

김 : 원래 캠핑을 하기 전부터 자전거를 탔어. MTB, 로드바이크 안타본 것이 없지. 그런데 내가 목디스크 수술을 해서 지금은 리컴번트를 타고 있지. 집에 자전거가 6대 있어.

강 : 아, 내가 저 친구 때문에 자전거를 샀어. 지금 MTB를 타고 있지만 리컴번트를 하나 사려고 준비 중이야. 저 친구가 지름신이야.

- 캠핑 올 때 자전거를 항상 가지고 다니나?

김 : 사실 캠핑도 좋지만 자전거를 타기 위해 나와. 산악라이딩 이런 것보다는 전국의 좋은 길을 달리는 것이 좋아서 리컴번트를 샀거든. 그런데 장거리 라이딩도 좋지만 그 지역의 세세한 것을 다 볼 수가 없거든. 그래서 캠핑을 하면 좋겠다 생각했지. 캠핑장에 장비를 풀어놓고 베이스캠프로 만드는 거야. 그리고 이곳을 기점으로 주변 라이딩을 시작하지. 단거리 라이딩이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오늘 우리가 라이딩 한 거리만 40㎞가 넘어.

강 : 사실 캠핑은 내가 먼저 시작했지. 그런데 캠핑이란 것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주목적이지만 매일 먹고 마시는 것이 일상이거든. 그런 것이 조금 지루할 참에 저 친구를 만났지. 그래서 자전거의 매력을 알게 됐고 이제 캠핑을 다니는 것이 더 즐거워졌어.

캐러밴으로 오토캠핑을 즐기는 강응덕 씨. 캐러밴 캠핑 경력이 6년이 넘는다. 그의 캐러밴은 1종 보통면허로 운행할 수 있는 모델이다

- 가족들이 싫어하지는 않나?

김 : 나는 아내랑 항상 같이 라이딩을 다녀. 아내랑 함께 취미생활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데. 캠핑의 주목적은 가족의 화합이잖아. 물론 자식들은 각자의 생활이 있어서 자주 함께하지 못하지만 아내는 내 동반자잖아. 당연히 같이 해야지.

강 : 금강어부 부부랑 우리 부부는 항상 같이 캠핑을 가서 라이딩을 즐겨. 친구와 가족과 함께 하는 라이딩, 캠핑이 가장 재미있는 거야.

- 자전거 캠핑을 하면 좋은 점이 무엇인가?

김 : 우선 주변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지. 자전거가 없을 때는 자동차를 움직이지 않으면 반경 1㎞가 활동 영역이 되지만 자전거가 있으면 영역은 30㎞ 이상으로 넓어지지. 주요 관광지나 맛집을 찾아가는 재미도 생기지.

강 : 그리고 운동이 되니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심심하거나 무료하지가 않지. 등산도 하고 다 해봤는데 자전거가 제일 좋더라고.

임성수 팀장   
사진  임성수 팀장, ㈜나눅스네트웍스, 아트원스포츠
자료협조
할리우드랙 : 참좋은레져㈜ 031-460-3660 www.cellosports.com
툴레 : ㈜나눅스네트웍스 055-310-2920 www.tlkor.com
피아마, 하프로, 이지랙 : 아트원스포츠 02-575-0633 www.artonesports.com
유일캐리어 : 유일기업 02-2247-2255 www.youil.co.kr
사리스 : 경일스포츠 02-425-2501 www.kevin.co.kr
제공 자전거생활
출처 바이크조선
발행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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