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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door] 거친 숲을 가른다, 산바람에 안긴다

글·사진=홍병희 자전거여행작가(코레일관광개발 자전거전문위원) | 2011.09.21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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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북악산

자전거를 타고 산길을 달리면 등산로를 걷는 것과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험한 코스를 만나 땀을 흘리기도 하지만 귀를 스치는 바람을 가르며 산길을 달리는 것은 산악자전거만의 매력이다. 청와대 뒷산으로 많이 알려진 서울 인왕산과 북악산 백사실 계곡은 산악자전거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대자연의 품에 안겨 도심 한복판을 내려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산악자전거 동호회원들이 인왕산 기차바위 능선을 오르고 있다. 거대한 바위와 소나무숲이 어우러진 산길에서 서
울 도심이 내려다보인다.

인왕산 기차바위 능선

인왕산 라이딩은 홍제3동 문화촌 입구에 있는 문화공원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문화공원 앞으로 난 도로를 따라 개미마을 방향으로 올라간다. 산 중턱에 왼쪽으로 급경사 콘크리트 포장 도로가 보이는데 그리로 올라간다. 홍심약수터로 오르는 길이다.

홍심약수는 암반 사이로 솟구치는 약수여서 물맛이 뛰어나다. 약수터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조금 진행하면 인왕산 주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만난다. 홍심약수터에서 주능선까지는 약 370m. 일부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구간도 있지만 자전거에서 내려 끌어야 할 곳이 훨씬 많다. 어느 정도 자전거를 끄는 것은 건강에 이롭다. 자전거만 타다 보면 약해지기 쉬운 근육을 단련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주능선과 만나는 지점에서 기차바위까지는 바위와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멋들어진 길이다. 산 전체가 화강암으로 된 바위산이라 능선은 거의 바위 트랙이고, 온통 소나무 숲이다.

이 길을 따라 약 500m 정도 가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기다란 바위가 나타난다. 멀리서 보면 마치 기차처럼 생겼다 하여 기차바위라 한다. 양쪽은 가파른 벼랑. 경사가 급하지만 자전거를 못 탈 정도는 아니다. 자전거를 타고 끝까지 오르면 정상이다. 인왕산 정상은 좀 더 가야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선 이곳까지만 오를 수 있다.

정상에 서면 서울시가지가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인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은 인왕산 코스의 백미. 능선을 달리해 홍제동 현대그린아파트 방향으로 내려간다. 코스 길이는 약 1.2㎞. 반은 암릉이고 반은 흙산이다. 그리 길지 않지만 코스가 워낙 다이나믹하다. 정상에서 190m 정도 내려가다 보면 올라올 때 만났던 갈림길이 나오는데, 올라온 길과 반대로 내려가면 된다. 이후 작은 갈림길은 무시하고 가장 뚜렷한 길로 내려가면 홍제동 현대그린아파트에 닿는다.

백사실 계곡

인왕산 코스는 현대그린아파트 후문 쪽 놀이터에서 끝난다. 백사실 계곡 코스를 타려면 이곳에서 세검정 방향으로 가야 한다. 홍은초등학교 근처에서 길을 건너면 홍제천 변으로 자전거가 다니기 좋은 한적한 길이 나온다. 홍지문을 지나면 상명여대 앞인데, 이곳에서 자하문 길을 따라 터널 윗길로 올라간다. 터널 위에서 창의문 길로 가다 북악스카이웨이로 진입하는 길로 좌회전한다. 그 길을 따라 올라가면 능금나무길이다.

커피프린스 1호점 촬영지로 유명한 산모퉁이 카페를 지나면 길이 어느덧 콘크리트 포장길로 바뀐다. 서울에 이런 길이 다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적하다. 그 길이 끝나는 곳에 낯익은 길이 눈에 들어온다. 북악스카이웨이이다.

북악스카이웨이 산책로 입구가 있는 곳에서 스카이웨이를 따라 조금 더 달린다. 두 번째 입구부터는 산책로를 따라간다. 산책로 입구에서 약 460m간 지점에 백사실로 내려가는 등산로를 알리는 표지판이 등장한다. 백사실 옆으로는 백석동천이라 하는 계곡물이 흐른다.

북악스카이웨이변에 있는 백사실 등산로 입구에서 삼각산 현통사까지는 약 1.2㎞. 적당한 난이도의 재미있는 내리막 트랙이다. 백사실 등산로 입구에서 내려가다 보면 갈림길이다. 어느 길로 가도 상관없지만 왼쪽 산허리길로 접어들면 호젓하고 운치 있는 트랙이 나온다.

백사실 약수터를 지나면서부터 갈림길이 많아 길이 복잡하다. 가장 긴 능선을 따라 내려가야 하는데 요령은 하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는 것이다.

트랙이 끝나는 곳에 계단이 나타나는데, 계단을 내려가 왼쪽 방향으로 가자. 이 코스의 백미인 백사실을 들렀다 가기 위해서다. 백사실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올라가야 하는데, 그 입구에 특이하게 생긴 절이 있다. 삼각산 현통사이다. 현통사에서 200여m 올라가면 계곡물이 흐르는 백사실 계곡이 나온다.

백사실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타나고 백석동천이라 쓰인 큰 돌이 등장한다. 거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주택가 골목길이다. 골목길을 타고 내려가면 상명여대 쪽 자하문길에 이른다.

▲소요시간: 2시간 30분 ▲거리: 11㎞